삼성전자 HBM3E 12단, 엔비디아 품질테스트 통과해 납품 개시

2025.09.20
삼성전자 HBM3E 12단, 엔비디아 품질테스트 통과해 납품 개시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으로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품질검증을 최종 통과하며, 약 1년6개월간 지속된 기술적 난관을 극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2월 제품 개발 완료 이후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통해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공급업체 승인을 획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AMD와 브로드컴 등 일부 고객사에게는 원활하게 HBM3E를 공급해왔지만, 엔비디아의 엄격한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존 10나노 4세대(1a) D램을 코어 소재로 활용한 제품에서 발생하는 열 문제가 주요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장이 올해 초 엔비디아 경영진과의 만남 이후 'D램 전면 재설계' 지시를 내린 것이 전환점이 되었다. 개발팀은 1a D램의 구조적 개선을 통해 발열 이슈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엔비디아의 공급업체 다각화 전략과도 부합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승인으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엔비디아의 세 번째 HBM3E 공급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초기 공급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적 신뢰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메모리 업계의 차세대 경쟁무대인 6세대 HBM(HBM4) 개발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 예정인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의 경우, 삼성이 한층 진보된 기술력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HBM4에 10나노 6세대(1c) D램을 적용하는 반면, 경쟁사들은 상대적으로 구세대인 1b D램을 지속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핵심 로직 부품을 자체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해 경쟁사 대비 우월한 사양을 구현할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HBM4 제조업체들에게 기존 표준인 초당 8기가비트를 넘어서는 10기가비트 이상의 처리속도를 요구한 상황에서, 삼성은 이미 11기가비트 성능을 달성해 요구조건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달 중 성능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메모리 산업은 범용 D램 중심에서 HBM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상반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 공급망을 주도하며 업계 선두로 부상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의미있는 시장점유율 확보로 공급망 구조가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