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스트레스성 새치 생성원리 규명으로 국내 첫 '화장품올림픽' 본상 영예

2025.09.23
코스맥스, 스트레스성 새치 생성원리 규명으로 국내 첫 화장품올림픽 본상 영예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가 '화장품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화장품학회에서 국내 업계 사상 처음 본상을 거머쥐며 한국 화장품 연구역량을 세계에 과시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 제35회 IFSCC(세계화장품학회)에서 '기초연구어워드'를 획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전세계 화장품 분야 연구진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업계 최대 규모 학술회의로 꼽힌다.

수상의 주인공은 경서연 코스맥스 R&I센터 책임연구원이다. 그는 인공장기(오가노이드) 기술을 이용해 정신적 압박이 백발을 유발하는 과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재현해냈다. 이전까지는 동물실험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현상을 인체 모사 조직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120일간 100여 가닥의 모발이 성장 가능한 모낭 오가노이드를 배양한 뒤,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을 투입했다. 그 결과 정상 모발과 비교해 색소 농도가 70% 수준에 불과한 밝은 색깔의 모발이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노화로 인한 회색 모발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며, 스트레스가 독립적인 새치 발생 요인임을 증명했다.

이번 성과는 일본 화장품 업체들이 주도해온 아시아 연구 판도에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시세이도 등 일본 기업들이 기초연구 부문 수상을 독점해온 상황에서 한국이 첫 돌파구를 마련한 의미가 크다.

코스맥스는 이번 학회에서 총 5건의 구두발표와 9건의 포스터발표를 실시하며 국내 기업 중 최다 참여 기록도 세웠다. 근적외선이 피부세포에 미치는 손상 효과,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는 미생물 유화시스템, 수면 및 진정 효과를 위한 향료 성분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기술을 공개했다.

특히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AI플랫폼 기업 헬로바이옴과의 협력 연구성과도 주목받았다. 인공지능 기술과 제형 기술을 결합해 개인 피부 특성에 맞춘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개발한 것이다.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하고 K뷰티의 핵심을 이루는 혁신기술력을 선보인 뜻깊은 성과"라며 "친환경적 원료 개발부터 개인 맞춤형 화장품 기술까지 여러 영역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맥스는 2014년 첫 참가 이후 현재까지 73건의 연구결과를 국제무대에 발표해왔으며,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새치 방지 및 완화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