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유혹법 알려준다며 성착취한 연애상담업체 대표 구속

2025.09.20
남성 유혹법 알려준다며 성착취한 연애상담업체 대표 구속

연애 심리상담을 명목으로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상담업체 운영자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상담업체 대표 A씨(50)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3일 피보호자 간음과 특수강제추행, 촬영물 반포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A씨는 2012년부터 '레이커즈'라는 연애상담업체를 운영하며 이성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그는 자신을 서울대 출신의 외국계 컨설팅 회사 경력자이자 전문 심리상담사라고 허위 소개하며 신뢰를 얻었다. 이후 가짜 심리검사를 실시해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며 가스라이팅을 시행했다.

상담 과정에서 A씨는 "남성을 매혹시키는 기술을 전수하겠다"며 여성 회원들에게 점진적으로 노출이 심한 사진 전송을 요구했다. 거부 의사를 표하면 "그런 태도 때문에 연애에 실패하는 것"이라며 압박했다.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가만히 있어야 연애 실력이 향상된다"며 신체 접촉을 하거나, 모텔로 불러내 "버림받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며 성관계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씨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사진과 영상을 다른 남성들에게 유포한 사실이다. 취재진이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여성 수강생 B씨의 나체 촬영물을 남성 C씨에게 전송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범죄에는 여러 공무원들의 연루 정황도 발견되었다. A씨의 아내는 공인 임상심리사로 심리상담센터에서 근무하며 업체 홈페이지 도메인 등록까지 담당했다. 서울 광진구 소재 중학교 교사 E씨는 업체의 자금 관리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징계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김포경찰서 소속 남성 경찰관 F씨가 A씨의 수강생이면서 동시에 수사 관련 조언을 제공한 정황이 녹음으로 공개되었다. F씨는 A씨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여성 동료 경찰관들의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신고된 피해자는 6명이지만, 업체가 거의 10년간 운영되면서 1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거쳐간 것으로 추정돼 피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해당 업체는 홈페이지에 "운영자의 건강상 문제로 콘텐츠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는 공지를 게시한 상태다. 검찰은 다음달 내에 A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