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결혼 증가하지만 '혼자 살고 싶다' 50대 이혼도 늘어나

2025.09.15
서울시민 결혼 증가하지만 혼자 살고 싶다 50대 이혼도 늘어나

서울 시민들의 결혼과 가족 형태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종료 후 혼인 건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동시에, 50대 이후 단독 생활을 원하는 중장년층의 이혼이 크게 늘어나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15일 통계청 인구총조사와 인구동향조사 등 공식 통계를 바탕으로 발표한 '서울시민의 결혼과 가족 형태의 변화' 자료에 따르면, 작년 혼인 신고는 4만2471건으로 전년 3만6324건보다 16.9% 급증하며 2년째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팬데믹 기간 중 2022년 3만5752건까지 최저점을 기록했던 것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첫 결혼 평균 연령은 남성 34.3세, 여성 32.4세로 과거에 비해 상당히 늦어진 상황이다. 전체 결혼 중 약 10%에 해당하는 4006건이 국제결혼으로 집계됐으며,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의 조합이 2633건, 반대의 경우가 1373건이었다. 외국인 배우자의 출신국은 중국과 베트남, 일본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미국과 캐나다 등 서구 국가 출신도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혼 통계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포착됐다. 전체 이혼 건수는 1만2154건으로 감소했지만, 이혼 당사자들의 평균 연령은 남성 51.9세, 여성 49.4세로 2000년 대비 10년 이상 높아졌다. 특히 60세 이상 황혼이혼 비율이 전체 이혼의 25%에 달해 2000년 3% 수준에서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구성에서도 극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1인 거주 가구가 약 166만 가구로 전체의 39.9%를 기록하며 가장 일반적인 거주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는 2인 가구 26.2%, 4인 가구 12.3%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과거 20대 청년층 중심이었던 독거 현상이 이제 30-40대는 물론 60대까지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어 '혼자 사는 청년'이라는 기존 인식도 변하고 있다.

올해 7월 서울이 60대 이상 인구 비율 20% 초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고령자가 포함된 가구 비중도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다문화 가정은 약 7만8000가구로 구성원 수가 20만 명을 돌파했으며, 국제결혼 가정 외에도 귀화자나 다문화 2세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혈연관계나 결혼으로 연결되지 않은 동반자들이 함께 거주하는 비친족 가구는 2016년 6만여 가구에서 작년 12만여 가구로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이런 동거 형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저출산 현상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는 2016년 35만여 가구에서 작년 20만여 가구로 8년간 40% 이상 급감했고, 영유아 인구도 같은 기간 44만 명에서 24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부모 가구 역시 32만여 가구에서 28만여 가구로 감소했으며, 이 중 모자 가구가 68%, 부자 가구가 16% 정도를 차지했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팬데믹 이후 가족 구조와 가치관의 급속한 변화를 확인했다"며 "고립과 외로움 해소, 청년 주거 안정화, 육아 친화적 환경 구축 등 모든 시민을 포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1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 증가에 맞춘 개별 돌봄·주거·복지 정책을 확대하고, 다문화·비친족 가구를 제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