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KTX 호남선의 운행 불균형 해소를 정부에 강력 요구했다. 경부선과 비교해 운행 편수와 좌석 수에서 심각한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광역시는 시의회, 5개 자치구, 광산구의회와 함께 23일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KTX 호남선 불공정 해소 요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강기정 시장을 비롯해 서용규 시의회 부의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정부와 코레일의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평일 기준 KTX 운행 편수는 경부선 115편, 호남선 55편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일일 공급 좌석도 경부선 9만9001석, 호남선 3만7573석으로 2.6배 격차가 발생한다. 주말에는 이 차이가 3배까지 확대된다.

특히 이용객이 집중되는 주말(금~일)에는 경부선이 21편 증편되는 반면 호남선은 1편 증편에 그쳐 20배 차이를 나타낸다. 출퇴근 등 혼잡시간대(오전 7∼9시, 오후 5∼7시)에도 경부선은 주말 4편이 추가되지만 호남선은 증편이 전혀 없다.

차량 배치에서도 불균형이 드러난다. 경부선에는 좌석 수가 955석인 'KTX-1'과 신형 'KTX-청룡'이 집중 투입되지만, 호남선에는 379석 규모의 'KTX-산천'이 주로 운행된다. 이로 인해 주말 호남선 이용객은 4만 명을 초과하면서 매번 '예매 경쟁'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단계별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주말과 명절, 혼잡시간대에 좌석이 많은 KTX-1 투입이나 KTX-산천 2편을 연결한 중련열차(758석) 운행으로 좌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대전 경유 열차의 호남고속선 대체 투입도 요청했다.

중장기적으로는 2028년 평택~오송 복복선화 완료에 맞춰 호남선 선로용량을 16편 이상 확보하고, 신규 도입되는 KTX-청룡의 호남선 우선 배정을 요구했다.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과거 차별의 상징이던 '눈물의 호남선'이 KTX 운행에서도 지속되고 있다"며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입석을 타고 전주를 다녀올 정도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조속한 개선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KTX와 SRT 통합 운영 시 호남선 증편 효과가 8~10% 정도 기대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좌석 수 기준 격차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시민단체들은 KTX-SRT 통합 시 호남선 좌석이 23% 증가할 것이라며 6개월 내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호남선 KTX 증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생 과제이며 국민 이동권 보장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호남민의 절실한 요구에 실질적인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