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은 경기도 파주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살처분이 진행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현장대응팀을 급파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2025-26시즌 들어 국내에서 최초로 H5N1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경우로, 방역당국이 인체 전파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AI는 본래 닭과 오리, 야생조류 등을 감염시켜왔으나, 근래 들어 종 간 장벽을 뛰어넘어 포유류와 인간에게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파견된 대응팀은 해당 지역 행정기관과 연계하여 농장 직원들과 살처분 작업 종사자 등 위험도가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보호장비 착용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동시에 인체 전염을 막기 위한 엄격한 방역 지침 이행을 촉구하며 농장 관계자들 중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인원에 대한 역학 추적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AI의 인체 감염 사례가 신고되지 않았으나, 해외에서는 관련 감염이 계속 보고되고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AI에 감염될 경우 발열과 기침, 목 아픔, 몸살 등 일반적인 독감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 여기에 결막염 같은 눈 관련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 이상과 신경계 증상, 폐렴이나 급성 호흡부전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질병청은 농장 근로자들과 살처분 관련 업무에 참여한 인원들에게 작업 완료 후 AI의 최장 잠복 기간인 10일간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관할 보건소에 알리도록 지시했다. 특히 해외에서 호흡기 이상 없이 가벼운 눈 불편함만으로도 양성 판정을 받은 새로운 임상 패턴이 확인된 만큼 해당 증상 발현 시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AI 발병 시기가 갈수록 늘어나고 국내에서도 조류뿐만 아니라 고양이, 삵 같은 포유동물에서도 AI가 발견된 상황을 고려해 기존에 특별 방역 기간에만 가동하던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올해부터 연중 상시 체제로 바꿨다. 아울러 관계 기관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적극적인 인체 감염 방지 대책을 펼치고 있으며, 의심 환자 발견 시 즉시 진단과 치료제 투여, 격리 등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철저한 관리 덕분에 아직 국내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외에서는 동물과 인간의 감염이 끊이지 않고 보고되고 있다"면서 "감염 의심 동물과의 접촉을 가능한 한 피하고, 불가피하게 접촉할 때는 개인보호구를 완벽하게 착용하는 등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