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음성유방암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제 개발, 동물실험서 종양 억제 효과 입증

2025.09.14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제 개발, 동물실험서 종양 억제 효과 입증

서울대병원과 서울대학교, KAIST 공동연구진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종양 조직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표적치료제 사용이 불가능해 치료가 까다로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와 허유정 서울대 암생물학 협동과정 박사,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최정균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진은 환자 암조직에서 추출한 자가종양유래물질을 활용해 동물모델에서 암 증식 억제와 전이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암세포 변이를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특수 단백질 조각인 신항원을 나노입자에 포함시켜 전달하는 방식으로도 종양 크기 감소 효과를 관찰했다.

실험에서는 암세포 특이 신항원이 들어있는 종양유래물질을 투여하여 종양 정보를 면역시스템에 전달하는 방식을 검증했다. 그 결과 면역세포의 종양 침투가 증가했으며, 특히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T세포의 활성도가 높아져 종양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특히 종양유래물질을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투여했을 때 단독 사용 대비 항암 효과가 현저히 개선됐다. 이는 기존 면역항암제의 제한적 효과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나노입자를 이용해 신항원을 전달한 경우에도 종양 크기가 의미있게 감소했으나, 가장 강한 억제 효과는 종양유래물질 투여군에서 나타났다. 실험 과정에서 종양을 공격하는 CD8⁺ T세포의 활성화와 종양 내부로의 면역세포 침투 증가가 확인됐다. 반면 종양 증식을 돕는 억제성 면역세포는 감소해 종양 미세환경이 항암 면역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는 단순한 종양 축소를 넘어 면역체계 전반을 암 억제 상태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5% 정도를 차지하지만 호르몬수용체와 HER2 단백질이 결여되어 호르몬 요법이나 표적치료제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재발과 전이가 빈번해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 난치성 암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층에서도 발생률이 높아 환자와 가족에게 미치는 사회경제적 영향이 커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왔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삼중음성유방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폐암 등 다른 고형암 치료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문형곤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본인의 암조직을 이용해 면역치료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확인했다"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되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 하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질병중심 중개연구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오플라시아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