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공군, 러시아 무인기 차단 중 민간주택 오폭 논란

2025.09.17
폴란드 공군, 러시아 무인기 차단 중 민간주택 오폭 논란

지난 10일 폴란드 공군이 러시아발 무인기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발사한 공대공 미사일이 민간 거주지에 낙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언론 폴스키에라디오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미사일 유도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민가 손상 보도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는 앞서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입 당시 동부 루블린 지역 비리키에서 발생한 주택 지붕 파손이 러시아 무인기 낙하가 아닌 폴란드 F-16 전투기에서 발사된 공대공 유도탄의 잘못된 착탄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폴란드 영토를 침입한 러시아 드론은 주로 방공 시스템 혼란을 목적으로 하는 유인용 게르베라 모델이었다. 이들 무인기는 연료 고갈 후 농경지나 빈 공간에 추락하여 특별한 손해를 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루블린 지역의 한 가옥만은 지붕 전체가 완전히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손상된 건물 사진은 러시아 드론 침입으로 인한 유일한 피해 사례로서 국제 매체들에 광범위하게 보도되었다. 그러나 폭발 장비 없이 합판과 발포재료로 제작된 유인용 드론의 충돌 결과치고는 손상 규모가 과도하다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폴란드 당국은 해당 사건에서 총 19차례의 영공 위반을 포착했으며 3~4대의 드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17대의 드론 잔해물과 함께 '미사일 조각'을 수거했다고 공개했으나, 민가에 떨어진 물체의 정확한 정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하고 있다. 루블린 검찰청은 피해 가옥이 드론이나 그 파편에 의해 타격받은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과 지속적인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는 도날트 투스크 내각은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투스크 총리는 "비리키 지역 주택 손상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러시아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의 대리인이란 드론 도발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면제시켜주려는 자들"이라며 비판했다.

이번 드론 침입 사건 이후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요원을 파견해 무인기 격추 기술을 습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양국 간에는 러시아 드론 요격 성과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폴란드의 3~4대 격추 성과를 거론하며 "대규모 공격 상황에서 폴란드는 자국민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하다. 전시 상황이 아니기에 그런 준비가 미흡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시코르스키 장관은 "만약 이런 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다면 우크라이나 기준으로는 완벽한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드론의 80% 이상을 요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최근 일일 천 대에 가까운 드론을 투입하여 방공 체계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어 실제 요격률은 30%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22년 11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도 우크라이나에서 6km 떨어진 폴란드 동부 프셰보두프에 미사일이 낙하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서방측은 러시아 미사일이라고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의 오발로 판명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