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중 '노상원 수첩대로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논란 8일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장에서 본의 아니게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저 역시 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송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이 명확하지 않으며 '혼잣말' 수준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장동혁 당 대표가 추진한 여야 민생경제협의체에서 양당 원내대표가 배제되는 상황까지 초래되자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송 원내대표는 사과와 함께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하며 여당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본회의장에서 발언 중 이런저런 고성과 외침이 오가는 것은 평소에도 있어왔던 일"이라며 "만약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면 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때 욕설과 비방을 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모두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 것이 공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정 대표가 표현 방식은 정확하지 않지만 '불귀의 객이 됐을 것', '목숨을 잃었을 것' 등의 말을 했는데 당 대표의 발언은 무게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과 진실에 부합하게 발언해야 하는데 어떤 근거에서 그와 같은 발언을 했는지도 사실관계 차원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맞받았다.
송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함께 형평성에 맞춰서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우선 말씀드린다"며 "전체 상황을 균형 있게 다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일 정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이뤄졌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발언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민주당은 송 원내대표를 해당 발언의 당사자로 특정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한편 송 원내대표는 전날 통일교 간부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특검에 구속된 권성동 의원에 대해 "한마디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사법부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처절하게 투쟁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사법부가 먼저 알아서 드러누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법원을 비난했다. 그는 "수사라고 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여야 하고 꼭 필요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영장이 발부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소설을 창작하듯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구속 사안에 대한 규탄집회나 장외투쟁 등 당 차원의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의원들과 협의해서 우리 당의 행동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