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계룡시에서 개최된 '2025 지상군페스티벌'에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직접 조종해보는 특별한 기회가 일반 시민들에게 주어졌다. 육군은 지난 20일 행사장에서 치열한 선발 과정을 거쳐 뽑힌 시민 조종사 4명을 대상으로 한 수리온 탑승 체험 및 위촉식을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총 46명의 지원자 중 서류전형과 면담, 건강검진 등의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통과한 최종 4명이 선정되어 11.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발된 시민 조종사들은 사전에 육군항공학교에서 기본 이론 강의를 이수하고, 실제 헬기와 동일한 환경을 구현한 수리온 모의비행장치를 활용해 상승·하강 훈련과 정지 비행, 경로 비행 등의 실습 과정을 완료했다.
체험 당일에는 부조종사 좌석에 착석하여 항공학교에서 출발해 약 30분간의 실제 비행을 경험했다. 이후 고현석 육군참모차장으로부터 항공 조종사를 상징하는 스카프와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 제작된 지상군페스티벌 시민 조종사 항공 뱃지, 위촉장 등을 수여받았다.
선발된 시민 조종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군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손승목 씨(61세)는 1985년 보병 장교로 임관하여 15년간 복무한 뒤 현재 KAIST에서 근무하며 육군 서포터즈 활동 등을 통해 꾸준히 군을 응원해왔다. 이환아 씨(40세)는 2006년부터 6년간 전차정비병으로 복무 후 중사 전역했으며, 여군 예비군 전환 제도를 활용해 현재 72사단에서 상비예비군으로 활동 중이다.
해양경찰 구조요원으로 근무하는 진건목 씨(34세)는 한국전쟁 참전 조부와 현역 복무를 마친 부친에 이어 3세대가 모두 군 복무를 한 군인 가문 출신이다. 그는 해경의 다목적헬기 '흰수리'에 탑승하며 어린 시절 품었던 헬기 조종사의 꿈을 떠올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호 씨(26세)는 학군사관 출신으로 비무장지대에서 임무를 수행한 후 육군 중위로 전역했으며, 베트남전 항공기 조종사였던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육군 항공운항준사관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 출입 기자단에게도 동일한 체험 기회가 제공되어 수리온의 성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들은 건강검진과 비행 교육, 시뮬레이터 탑승 등의 과정을 거쳐 실제 수리온에 탑승했으며, 고도 1200피트에서 시속 120~140km로 비행하며 공주 시내와 천안, 세종시 일부까지 조망할 수 있었다. 특히 산악 지형에서 펼쳐진 전술 비행은 마치 놀이기구를 탄 듯한 스릴감을 선사했다는 후기가 전해졌다.
고현석 육군참모차장은 "수리온 시민 조종사 체험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믿음받는 첨단 정예군의 위상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며 "이번 체험 비행과 위촉식이 군 장병들의 희생정신을 알리고 육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