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첫 공식 일정으로 세계 최대 규모 자산관리회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 겸 세계경제포럼 의장과 만났다. 양측은 대한민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에 합의하고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회동에서 핑크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과 탈탄소화 전환은 필수적으로 함께 추진되어야 하는 과제로, 이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공동 대응이 필요한 문제"라며 "대한민국이 아시아 지역의 AI 중심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국제 자본을 연결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아시아태평양 인공지능 거점 구현을 위한 협력 기회를 반긴다"며 "지속적이고 밀접한 협의를 통해 이번 협력 관계가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되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아울러 핑크 회장의 한국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인공지능, 에너지 변화, 인구구조 변화라는 인류의 핵심 변곡점 과제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며 "우리나라와 글로벌 투자기업 간 전략적 협력을 위한 공통 인식을 재확인하는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정치경제 여건이 급속도로 안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경제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AI와 에너지 분야에서 정부의 적극적 정책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관련 인프라 투자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약 12조5000억 달러(한화 1경7000조 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xAI 등과 함께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구성해 세계적 수준의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이 체결한 업무협약에는 국내 인공지능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 한국 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 건설,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이 포함됐다.
하 수석은 "국내에서 급속히 증가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저장 시설을 결합하는 종합적 접근 방식을 검토하고, 글로벌 모델을 구축해 나갈 가능성을 공동으로 탐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하여 국내 수요 충족과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수요까지 포괄할 수 있는 지역 거점 역할을 구상한다고 전했다.
향후 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및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 방향을 공동으로 준비해 나가기로 하고,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는 태스크포스 협의를 통해 구체화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AI미래전략특별위원장인 차지호 의원은 "대규모 투자라고 하면 보통 수십조 단위를 의미하며, 업무협약이 체결되고 양측 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곧 태스크포스가 구성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최소 수조원 규모의 시범 투자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3일부터 개막되는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도 AI와 에너지, 인구 변화 등 현안에 대한 국제사회 협력 필요성과 우리나라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할 계획이다. 25일에는 '대한민국 투자서밋' 행사에 참여해 정부 경제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 투자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