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규제 완화로 자율주행 스타트업들 가속 페달 밟는다

2025.09.17
정부 주도 규제 완화로 자율주행 스타트업들 가속 페달 밟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자율주행 분야의 규제 개선안이 발표되면서, 국내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들의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고 있다. 그간 영상 정보 활용과 시범 운영 등에서 제약이 많았던 상황이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율주행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 10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이 방안에는 도시 전체로 실증지역을 확장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시범 운행 구역을 신속 지정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현재 47개 시범 운행 구역에서 실증이 진행되고 있으나, 미국·중국 등 선진국 대비 지역·운행·행정 절차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학습을 위한 원본 영상정보 활용을 허가하기 위해 연말까지 개인정보보호법, 자율주행자동차법 등 관련 법규에 원본영상 활용 특례 조항을 도입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영상정보를 비식별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오류 가능성이 증가하고 처리 시간과 비용 부담이 발생했었다.

이러한 규제 개선 조치가 시행되면 관련 스타트업들이 규제 대응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에 참석한 라이드플럭스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라이드플럭스는 현재 진행 중인 자율주행 대중교통버스 사업에서 속도감을 낼 수 있게 됐다. 자율주행 허가 범위가 노선 단위에서 도시 단위로 변경되면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어 서비스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기존에는 노선이나 구역별로 구체적 운행 계획을 수립해 지자체에 자율주행 시범 운행지구 지정을 신청하고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런 행정적 승인 절차에 수개월이 소요됐고, 실증 지역 확대 시에도 노선 또는 구역별로 유사한 과정을 반복해야만 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연말까지 수도권과 주요 지방 도시를 포함한 전국 거점으로 자율주행 대중교통버스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향후에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도시 교통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이드플럭스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자율주행 대중교통버스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빅 아이(BIG AI)'로 명명된 9m급 전기버스 4대가 투입되어 동해선 오시리아역을 기점으로 국립부산과학관, 동부산관광단지, 용궁사, 아난티 입구 등을 연결하는 A·B 2개 노선을 운행한다. 12월 19일까지 무료 시범 운행 후 유료 서비스로 전환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실증과 경험을 토대로 싱가포르, UAE,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규제 완화로 관련 스타트업의 사업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증지역이 확대되고 자율차 구매 수요를 정부가 창출해준다면, 현재 노선 중심의 자율주행 셔틀에서 더 광범위한 '로보택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현재 미국처럼 로보택시로 갈 수 없는 이유는 막대한 지도 구축 비용, 자율차 제작 비용이 가장 큰 요인인데, 다닐 수 있는 지역이 많아지고 구매처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기술력이 로보택시를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지구에서 시민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16인승 전기버스 4대가 투입되어 오시리아역-롯데몰-국립부산과학관-기장해안로 구간을 운행한다. 차량·도로 인프라·관제센터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C-ITS 기반 자율주행 체계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