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기계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침체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며 성장 모멘텀을 되찾고 있다. 특히 HD현대인프라코어는 첨단 안전기술을 앞세워 까다로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실적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콩피에뉴 센강 운하 건설현장에서 디벨론 브랜드의 차세대 굴착기 실증시험과 첨단 안전기술 데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프랑스 노동부 산하 건설업안전예방기구 주최로 열렸으며, 부이그·에파주 등 현지 주요 건설업체 5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에 공개된 신모델에는 전도 경고시스템과 360도 주변감시 등 각종 지능형 안전장치가 탑재됐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급정거 기능과 비슷한 'E-STOP' 시스템이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 기술은 장비 각 부분에 설치된 영상·센서 장치로 작업구역 내 인체나 물체를 포착하면 즉시 장비 가동을 중단시켜 현장사고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회사는 해당 기술을 한층 발전시켜 내년부터 상용제품에 적용하여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전기준이 엄격한 유럽 주요시장에서 정부·업계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음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새로운 고객층 확보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은 지난해 경기 불안정과 전방산업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신흥국 인프라사업 재개와 주요국 시장 저점 탈출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207억원보다 4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투자 확대와 중국·유럽 시장의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해 1~7월 굴착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3% 늘어나는 등 명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 부진한 북미지역마저 내년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 전체의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엠알에 따르면 유럽 건설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1985억달러에서 연평균 6% 성장하여 2035년에는 355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안전규제가 더욱 까다로운 유럽시장에서 디벨론 제품의 스마트 안전기술 우수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며 "현장 안전성과 작업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