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하루 뒤인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주식시장이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24.10포인트(0.27%) 상승한 4만6142.42로 마감했으며,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31.61포인트(0.48%) 오른 6631.9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209.40포인트(0.94%) 급등한 2만2470.73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번 랠리의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가 전날 발표한 통화정책 완화 조치가 있었다. 중앙은행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4.00~4.25%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는 작년 12월 이후 9개월간 지속된 금리 동결 기조를 마침내 전환한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가 2.51% 급상승하며 2021년 11월 이후 거의 4년 만에 최고점을 돌파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금리 하락으로 인한 자금조달 여건 개선이 부채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반도체 업계의 대형 협력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인공지능 선도기업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개인용컴퓨터 및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공동개발에 착수한다고 공표했다. 이 발표에 힘입어 인텔 주가는 무려 22.77% 폭등했으며, 이는 1987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엔비디아 역시 3.49% 상승하며 동반 성장세를 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번 역사적 제휴는 엔비디아의 AI와 가속컴퓨팅 기술을 인텔의 중앙처리장치 및 광범위한 x86 생태계와 긴밀히 결합시키는 것"이라며 "두 글로벌 플랫폼의 융합을 통해 생태계 확장과 차세대 컴퓨팅 기반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금리 인하를 '리스크 관리' 차원의 조치라고 언급해 시장 기대감을 일시적으로 억눌렀지만,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관점을 바꿔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점도표를 통해 연준이 올해 말까지 추가로 두 차례의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아팔루사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테퍼 창립자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주식을 보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시장이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상황에서 연준과 맞서 싸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1천건으로 전주 대비 3만3천건 감소해 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도 23.2를 기록하며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8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5% 하락해 4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지속적 성장과 높아진 주식 평가가치에 대한 정당성을 찾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전망이 이러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