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탑승 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빅컷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최적의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16일부터 17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해 현행 4.25~4.5% 수준의 정책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분석에 따르면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93%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0.5%포인트 빅컷 확률은 3.6%에 그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8월 비농업 고용 증가폭이 2만2000명으로 전망치(7만5000명)를 크게 하회하면서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금리 인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업률도 4.3%로 상승해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현재 기준금리를 1%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월 의장을 비난하고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또한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 관련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달 0.25%포인트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간 일자리 증가 건수가 기존 발표치보다 91만명 줄어든 것으로 수정됐다.
물가 상황도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고 있다.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지만, 고용 지표 악화가 더 강력한 정책 변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는 한국 등 각국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하하면 현재 2%포인트인 한미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축소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인하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총 3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74%로 평가하고 있어, 연준이 제시할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