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 첫 내부출신 수장 박상진 회장, 생산적 금융전환과 첨단산업 지원 강조

2025.09.15
한국산업은행 첫 내부출신 수장 박상진 회장, 생산적 금융전환과 첨단산업 지원 강조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15일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착수했다. 산은 설립 이래 최초의 내부 출신 수장인 박 회장은 출근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시 돌아오니 책임의 무게가 막중하다"며 "우려되는 마음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사에서 박 회장은 실물경제 뒷받침과 미래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모든 자원을 첨단전략산업 투자를 통한 생산적 금융체계 구축, 중소벤처기업 성장과 지역산업 체질강화, 기존산업의 효율성 향상과 구조개편 지원이라는 세 가지 핵심 영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에게는 소유자 의식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개방적 커뮤니케이션을 당부했다. 또한 K팝과 K푸드가 각각 한국 음악과 음식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높인 것처럼, 전 구성원이 협력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K-개발은행'으로 발전시키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별히 박 회장은 취임 연설과 별개로 전 직원에게 전한 메시지를 통해 본점 부산 이전 논의 과정에서 발생한 조직 내 갈등과 상처에 대해 위로의 뜻을 표했다. 향후 현장 의견에 귀 기울이며 열린 자세로 소통에 임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1990년 산은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한 박 회장은 "오랜 기간 이 기관과 함께해온 사람으로서 막대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전체 구성원과 힘을 합쳐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동조합 측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박 회장이 부산 본점 이전 반대 입장 표명, 공공기관 지정 해제 추진 등 핵심 현안들에 대해 전향적 검토 의사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휴가 제도 개선과 탄력근무제 확산에도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직원 경영참여 확대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내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구조조정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정부 추진 중인 석유화학 업계 재편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AI와 반도체 분야 150조원 규모 펀드 운용에서 산은이 담당하게 될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 관리 업무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