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3일 수사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진행 중인 사건들이 완료되지 않아 24일 특검법 제9조 3항에 근거해 30일간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 의하면 90일의 기본 수사기간 내에 조사를 마치지 못하거나 기소 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1회에 한해 30일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번이 첫 번째 기간 연장으로, 당초 29일 종료 예정이던 수사가 다음 달 말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검법 개정안이 공포되면 추가로 30일 더 연장이 가능해진다.
특검팀은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김 특검보는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폭 사건 무마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번 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간사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의혹은 2023년 7월 성남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과 연관돼 있다. 당시 3학년이었던 김 전 비서관의 딸이 2학년 학생을 화장실에서 리코더와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해 각막 손상 등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 학교 측은 긴급조치로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후 열린 학폭위에서도 출석정지 10일과 학급교체 처분만 내려졌을 뿐 강제전학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문제는 사건 발생 직후인 7월 20일 김건희 여사가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여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김 전 비서관은 김 여사와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함께 수료한 인연으로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의혹이 제기되자 김 전 비서관은 즉시 사퇴했다.
특검팀은 최근 경기도 성남교육지원청으로부터 학폭위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내사를 진행한 끝에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25일 학폭위 간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는 무산됐다. 권 의원 측은 "앞선 두 차례 조사에서 충분히 진술했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16일 구속된 상태다.
통일교 관련 수사에서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이날 새벽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한 총재는 서울구치소 독거실에 수감됐다. 다만 한 총재의 최측근인 정원주 천무원 부원장(전 총재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특검팀은 또한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김 여사가 1억원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의혹과 관련해 25일 김 여사를 뇌물 혐의 피의자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1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24일에는 김 여사의 첫 번째 재판이 열린다. 특검팀은 특검보를 포함해 검사 7명 등 총 8명이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재판 시작 전 언론사의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