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 "내년 모든 변화 이끄는 핵심 동력은 인공지능"

2025.09.24
김난도 교수 "내년 모든 변화 이끄는 핵심 동력은 인공지능"

소비자 행동 예측서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출간되며 내년도 주요 트렌드 전망을 공개했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간담회에서 "18년간 이 작업을 해오면서 처음으로 하나의 강력한 요인이 모든 현상을 관통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중심에 인공지능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제시한 10가지 핵심 키워드는 AI가 가져온 구조적 변화와 이에 대한 인간의 대응으로 나뉜다. 김 교수는 "기술과 인간이 단순히 충돌하는 게 아니라 갈등을 통해 새로운 통합을 이루는 변증법적 과정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변화로는 '제로클릭' 현상이 주목받는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기 전에 알고리즘이 먼저 답을 제시해 디지털 환경에서 클릭 행위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다. 'AX조직'은 수직적 위계질서가 해체되고 프로젝트 중심의 수평적 협업 구조로 전환되는 조직 문화를 가리킨다.

또한 '레디코어'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와 시뮬레이션을 중시하는 생활 패턴을, '프라이스 디코딩'은 상품 가격의 구성 요소와 브랜드 가치를 분석적으로 파악하려는 초합리적 구매 성향을 의미한다. '픽셀라이프'는 거대한 단일 트렌드 대신 작고 세분화된 다양한 마이크로 흐름들이 시장을 좌우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반면 기술 발전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간 고유 영역이 재조명받고 있다. '필코노미'는 감정과 기분이 경제 활동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설명한다. '근본이즘'은 디지털 홍수 속에서 아날로그적 가치와 전통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현상이며, '건강지능'은 단순한 수명 연장을 넘어 과학적이고 총체적인 웰빙 관리 역량을 뜻한다.

'1.5가구'는 1인 가구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정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립적 흐름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김 교수가 가장 중요하게 제시한 개념이 '휴먼인더루프'다. AI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반드시 인간의 판단과 개입이 필요하다는 원칙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의 전문성과 윤리적 사고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진정한 승리자는 가장 우수한 기계를 보유한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활용해 깊이 있는 사고와 올바른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인간"이라며 "AI와 인간 감성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전문가가 미래 인재상"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 띠동물인 말의 특성을 반영한 'Horse Power'라는 주제어로 정리된 이번 트렌드 분석은 단순한 속도가 아닌 방향성과 추진력을 갖춘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를 상징으로 내세워 기술적 능력과 인간적 지혜가 결합된 새로운 존재 방식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