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외국인 밴드 '소리원정대', 영동국악엑스포서 국내 데뷔 무대

2025.09.15
주한외국인 밴드 소리원정대, 영동국악엑스포서 국내 데뷔 무대

외국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국악밴드 '소리원정대(Sound Trek)'가 충북 영동에서 진행 중인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에서 국내 첫 정식 공연을 펼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이 협력해 제작한 이들의 5부작 다큐멘터리는 10월 중 전 세계에 방송될 예정이다.

독일, 러시아, 멕시코, 몽골,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5명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로 결성된 이 밴드는 각자의 전문 분야가 다양하다. 관악기와 건반악기, 민요창, 현악기, 타악기를 각각 담당하며 동서양 악기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보여준다.

지난 4월 선발 과정을 거쳐 모인 단원들은 약 5개월에 걸쳐 집중적인 레슨을 받아왔다. 밴드 '이날치' 출신 창작자 권송희를 비롯해 타악 전문가 장재효, 대금 연주가 백다솜 등 국악계 전문가들이 이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지도에 나섰다.

8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진 첫 해외 무대에서 이들은 '사랑가'와 '북청사자놀음', '굿풍류시나위', '아리랑 메들리' 등을 각국의 전통 악기와 조화시켜 편곡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현지 고려인들은 "외국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아리랑 선율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8일 예정된 영동 무대에서는 해외 연주 경험을 토대로 각국의 민속음악 요소를 접목한 창작 국악 작품들을 공개할 계획이다.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 교류와 소통의 의미를 담아낸 공연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엑스포는 조선 전기 악성 난계 박연의 고향이자 60년간 난계국악축제를 이어온 영동군에서 개최되고 있다. 개막일 비 때문에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틀간 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전시장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국악 체험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며, 30개국이 참가한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가 다음 달 11일까지 계속된다. K팝의 뿌리로서 국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조선팝'이라 불리는 퓨전 장르까지 아우르는 200여 회의 무대가 펼쳐진다.

제작진이 담아낸 다큐멘터리에는 오디션부터 훈련 과정, 개별 단원들의 삶의 이야기와 음악적 여정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본 방송에 앞서 아리랑TV 유튜브를 통해 미리보기 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문체부 담당자는 "이 프로젝트는 외국 음악인들이 세계 각국의 악기로 우리 전통 음악을 재해석하는 독특한 시도"라며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뛰어넘어 한국의 소리가 지구촌 곳곳에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