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록물과 전통 조리서,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 등재에 도전

2025.09.15
세월호 기록물과 전통 조리서,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 등재에 도전

국가유산청이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기록물과 한반도 전통 요리법을 담은 조리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 후보로 확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해당 기관은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에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 등재 신청서를 접수했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는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의 평상시 모습과 시민들의 애도 활동, 유족들과 생존자들의 치유 과정을 담은 자료집이다. 이 기록물에는 수학여행을 기대하며 작성한 학생들의 달력과 선체 인양 당시 진흙에서 발견된 여행 계획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이에 대해 "일반 시민과 유족들이 민간 관점에서 사회적 참사의 현실을 문서화했으며, 기록화 작업 자체가 재난의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나타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은 우리나라 고유의 요리 기법을 정리한 문헌이다. '수운잡방'은 경상북도 안동 출신 학자 김유(1491~1555)와 그의 후손 김령(1577~1641)이 편찬한 음식 제조법 서적으로 2021년 보물로 인정받았다. 이 책은 민간에서 활용된 최초의 요리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다. '음식디미방'은 석계 이시명(1590~1674)의 배우자인 안동 장씨가 1670년경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한글 요리서다. 양반 계층 여성이 저술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완전한 형태의 조리법 기록으로, 여성들의 지식 전수 역할을 증명하는 소중한 사료로 인정받는다.

특히 '수운잡방'의 요리 기술이 '음식디미방'에서 발전되고 계승된 점은 공동체 내 지식 전승 체계를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독특한 가치를 지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두 기록물의 최종 등재 결과는 2026년 6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은 아태 지역 차원에서 운영되는 기록유산 보호 사업이다. 현재 한국은 '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조선왕조 궁중현판', '삼국유사', '내방가사', '태안유류피해극복기록물' 등 총 6개 항목이 등재되어 있다.

안동시는 이미 '한국의 유교책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내방가사'를 아태지역 목록에 등재시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이번 등재 추진은 안동이 간직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기회"라며 "체계적인 보존 관리와 국제 협력을 통해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광범위하게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등재가 성공할 경우 관련 분야 학술 연구 및 문화 교류 확산은 물론 지역 관광 산업 활성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