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표현의 자유 논란 속에서 '지미 키멀 라이브' 23일 재개 발표

2025.09.23
ABC, 표현의 자유 논란 속에서 지미 키멀 라이브 23일 재개 발표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사건에 대한 논평으로 무기한 제작이 중단되었던 미국 ABC방송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가 23일(현지시간) 방영을 재개한다고 모회사 디즈니가 22일 공식 발표했다.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지미 키멀과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화요일부터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당초 방영 중지 배경에 대해 "국가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으며, 일부 언급이 때와 장소를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 CEO 밥 아이거와 엔터테인먼트 부문 공동 책임자 데이나 월든이 키멀과 직접 만나 복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17일 '무기한 중단' 결정이 내려진 지 약 1주일 만에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5일 키멀이 방송에서 한 발언이었다. 그는 "마가(MAGA) 세력이 커크 살해범을 자신들과 무관한 인물로 포장하려 애쓰면서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도 모습을 "네 살 아이가 애완동물을 잃고 슬퍼하는 모습"이라고 표현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에 대해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ABC 방송 허가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력히 압박했다. 이후 ABC 계열 지역방송국 다수를 보유한 넥스타미디어그룹과 싱클레어가 해당 프로그램 송출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결국 ABC 본사도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다. 정계와 방송계, 시민사회 전반에서 비판 목소리가 확산되었다. 동료 심야 토크쇼 진행자들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들과 제작진들이 일제히 키멀을 옹호하고 나섰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공개서한을 통해 "미국 언론자유의 어두운 시기"라고 규정하며 "창작자, 기자, 기업의 발언에 대한 권력자들의 보복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 서한에는 톰 행크스, 메릴 스트립, 제니퍼 애니스턴, 로버트 드 니로 등 유명 배우들과 아리아나 그란데,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팝스타를 포함해 총 400여 명의 연예계 인사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FCC 위원장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며, 일부 보수 성향 매체들도 정부의 검열 시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23일 재개되는 방송에서 키멀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다룰지, 그리고 디즈니와 어떤 내용의 합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