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7명 이상 "트럼프, 노벨평화상 받을 자격 없어"

2025.09.24
미국인 10명 중 7명 이상 "트럼프, 노벨평화상 받을 자격 없어"

워싱턴포스트와 입소스가 공동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6%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자격이 없다고 답변했다. 반면 수상 자격이 있다고 본 응답자는 22%에 그쳤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조사에서 정당별로는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의 97%가 트럼프의 수상을 반대했고, 찬성 의견은 겨우 3%였다. 무소속층에서도 14%만이 수상 자격을 인정했다. 주목할 점은 공화당 지지층마저 찬성 49%, 반대 49%로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수행 평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60%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처리를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58%가 가자지구 분쟁 대응도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체 응답자의 53%는 트럼프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지지율은 41%에 머물렀다.

흥미롭게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도 54%가 부적절했다고 응답했다. 당시 갤럽과 USA투데이 조사에서도 61%가 오바마의 수상을 부당하다고 봤던 것과 유사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는 7개의 전쟁을 종료시켰다"며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성과로 내가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최근 브리핑에서 세 차례나 트럼프의 노벨상 수상 자격을 강조하며 "이미 상을 줘야 할 시기가 지났다"고 언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백악관 방문 시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서한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도 트럼프 추천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실제 수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노벨평화상 결정권을 가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5명의 위원 중 최소 3명이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요르겐 와트네 프뤼드네스 위원장은 대선 기간 중 트럼프의 언론 공격을 문제 삼았고, 크리스틴 클레멘트 위원은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를 해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3일 BFM TV 인터뷰에서 "노벨평화상은 가자지구 분쟁을 중단시킬 때만 가능하다"며 트럼프의 수상 욕심에 직격탄을 날렸다. 마크롱은 "미국이 이스라엘 정부에 압력을 가해 분쟁을 종료시키고 인질을 구출해야 한다"며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