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59)이 북한 군인들의 극도로 열악한 생활상을 공개했다. 59세인 페루 출신 변호사인 살몬 보고관은 현지시간 21일 고국 언론 엘코메르시오와의 대담에서 북한 장병들이 친족들로부터 받는 보급품에 의존해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살몬 보고관은 "불투명한 내부 실상을 감춘 채 추진되는 무력화 정책으로 인해 북한 내 식료품 부족, 의료 위기, 언론·이동 제약이 광범위하게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참혹하고 의무적인 병역 기간 중 청년들이 음식물과 치료약품의 극심한 결핍 속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 실정"이라며 "이들 중 일부는 친정이나 처가에서 전해주는 양식에 기대어 간신히 목숨을 이어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선 파견과 관련해서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참담하게도 상당수 젊은 장병들의 모친들은 아들의 이동 경로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살몬 보고관은 키이우 정부와의 접촉을 통해 포로가 된 북한군의 처지를 점검했으며, 국제적십자위원회와 한국 첩보기관들과도 교류했다고 언급했다. 수집한 자료들은 보고서로 작성해 10월경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장면을 공표한 것에 대해서는 "그가 부하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긴다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으나 이는 참사"라며 "그 희생자들은 애초 그런 격전지에 보내져서는 안 될 이들이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2022년부터 3년간 극도로 어려운 여건에서 임무를 수행해온 살몬 보고관은 최근 연임이 확정되어 2028년까지 추가로 3년간 북한 인권 실태 조사를 담당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탈북자들, 위성 정보, 우리나라를 비롯한 관계국 정부기관" 등 여러 정보원을 활용해 북한 내부의 인권 상황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면서 "현지에 직접 들어가 실상을 목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해서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되며, 국제공동체의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저의 핵심 과제"라고 역설했다.
사이버 범죄 분야에서도 북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북한은 정부 주도로 사이버 공격을 위한 대규모 인재를 육성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등에서 연관 사건들이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기술을 동원한 북한의 불법행위가 한층 더 정교해지고 강력한 수준에서 국경선을 가로지르며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