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게임산업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세대교체 정체와 함께 젊은 게이머층의 해외 게임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오는 11월 12일 부산에서 열린다고 22일 발표됐다.
게임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회사 경영진의 평균 연령이 50세를 상회하며 업계 전반의 '중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 20~30대 창업자들이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 메가 히트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한국 게임의 황금기를 이끈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방준혁 넷마블 의장(56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58세),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52세) 등 대부분의 업계 리더들이 50대 이상에 집중돼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업 개발진의 연령 구조 변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의하면 29세 이하 게임업계 종사자는 2020년 3만5787명에서 2022년 2만4822명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반면 50세 이상 종사자는 같은 기간 61.6% 증가해 업계 내 세대 불균형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후 산업 침체기를 거치면서 정기 신입 채용이 사실상 중단되고, 경력직 위주 채용 관행이 굳어진 영향이 크다.
이러한 세대 격차는 게임 소비 패턴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10대 이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게임 앱 상위 10개 중 국산 게임은 단 1개에 그쳤다.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스팀 플랫폼, 라이엇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인크래프트' 등 해외 작품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중국 게임업체들이 젊은 개발 인력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원신'의 호요버스 류웨이 대표는 30대, '검은 신화 오공'의 펑지 게임사이언스 대표는 40대 초반으로, 이들은 AI 기술과 서브컬처 IP, 멀티플랫폼 전략을 활용해 젊은 게이머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올해로 30회를 맞아 본상과 인기게임상, 인디게임상 등 총 13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평가 방식을 개편해 심사위원 평가 비중을 기존 60%에서 50%로 축소하고, 대국민 투표와 미디어 투표 비중을 각각 20%에서 25%로 확대했다. 또한 시상 후 세부 점수를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작품 접수는 9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되며, 온라인 투표는 10월 20일부터 11월 10일까지 실시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들은 자동으로 게임대상 후보에 등록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넷마블의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이 우수게임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된 'GES 2025'에는 3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게임·e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서울경제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100여 개 게임·e스포츠 기업이 참여했으며, 26개 중소개발사가 참여한 서울 게임 공동관에서는 인디게임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업계에서는 젊은 인재 유입 확대와 신세대 게이머를 겨냥한 창의적 IP 투자 없이는 K게임이 '중년만의 산업'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