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원이 구글의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 해소를 위한 구체적 제재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의 레오니 브링케마 판사는 22일(현지시간) 구글 광고 독점 사건에 대한 구제책을 모색하는 첫 번째 심리를 개최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 구글이 온라인 광고 기술 영역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법원 판결의 후속 절차로 진행된다. 당시 브링케마 판사는 구글이 광고 서버와 거래소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실질적 손해를 끼쳤다고 판시한 바 있다.
미 법무부와 17개 주 정부는 이날 심리에서 구글의 핵심 광고 플랫폼인 '애드 익스체인지'(AdX) 강제 분할을 요구했다. 법무부 측 변호사 줄리아 타버 우드는 "구조적 분할 없이는 실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며 "AdX 분리만이 지속적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AdX는 광고 게재를 원하는 웹사이트 운영자와 광고 구매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광고 거래 플랫폼이다. 정부 측은 구글이 이를 자사 광고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경쟁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차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광고 공간 경매에 활용되는 알고리즘 코드의 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정부의 분할 요구를 "극단적이며 성급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구글 변호인단은 매각 대신 경쟁업체와의 상호 운용성 확대, 광고 경매 방식 개선 등 대안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리앤 멀홀랜드 구글 규제 담당 부사장은 "통합 플랫폼을 해체할 경우 오히려 웹사이트 운영자들의 수익 창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구글 도구를 활용하는 중소업체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법원은 향후 2주간 광고업계 관계자, 기술 전문가, 구글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증언 청취를 통해 AdX 분할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현재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 7575억 달러 규모에서 선두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디지털 광고 매출은 올해 86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159억 달러가 이번 소송과 직접 연관된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구글은 이미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으로도 별도의 법적 분쟁을 겪고 있으나, 최근 크롬 브라우저 강제 매각 요구는 면한 상태다. 그러나 광고 사업 분할 압박은 구글의 핵심 수익원에 직접적 타격을 가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