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사막기후에서도 쾌적한 K-패시브 모듈러 기술, 중동시장 진출 본격화

2025.09.16
극한 사막기후에서도 쾌적한 K-패시브 모듈러 기술, 중동시장 진출 본격화

극도로 건조하고 뜨거운 사막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혁신적인 조립식 주택 기술이 선보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은 중동 지역의 가혹한 기후 여건에 특화된 '패시브 사막형 모듈러 건축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된 혁신기술은 낮 최고 50℃에서 밤 최저 0℃까지 떨어지는 극심한 온도변화와 강렬한 태양복사열, 지속적인 모래폭풍에도 불구하고 실내 환경의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도시 네옴시티 같은 대규모 건설프로젝트에 활용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진이 주목한 핵심 요소는 기존 패시브 주택이 주로 보온 성능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냉각 효율성과 통풍, 직사광선 차단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점이다. 창문을 통한 열 침투를 막고 지붕 부분의 과도한 열축적을 예방하는 설계방식이 적용됐다.

기술적 구현을 위해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U형태의 열저장벽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쉘터를 도입했다. 내부 구성요소인 인필 부분은 보온·차음 기능을 고려한 완전 공장제작형 내장 마감재로 구성했다. 구조체와 내장재 간의 분해 및 재결합이 용이한 연결부 기술 개발을 통해 시공 편리성과 재사용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기존 모듈러 건축에서 공사기간 지연의 주요 원인이었던 외부 마감재와 창문 설치 공정을 개선했다. 외벽재와 창호를 공장에서 통합 제작하여 현장에서 즉시 설치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실증 과정에서 연구진은 경기 이천에 시험용 건물을 건설한 후 이를 완전히 분해하여 파주 지역으로 이전 설치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경제성 분석 결과, 기존 철골 모듈러 공동주택 대비 구조·내화·외장 마감 비용에서 약 37%의 절감 효과를 달성했으며, 전체 시공기간도 약 9%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기술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민간기업 다이나믹코어스로 이전하여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건설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선규 원장은 "극한 사막환경에서도 에너지 독립이 가능한 고성능 주거시설을 국내 기술로 실현한 의미있는 성과"라며 "중동 건축시장 진출의 발판이자 전 세계 친환경 건축기술을 주도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