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혁신적인 바닷물 담수화 기법을 강릉 지역에서 현장 검증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에 검증되는 기술은 태양열과 막증류법을 결합한 신개념 담수화 시스템으로, 과기정통부의 지원하에 KIST가 독자 개발한 성과물이다.
막증류법은 차세대 증류 기술로, 가열된 해수에서 생성되는 수증기가 증기압의 차이를 이용해 미세 다공막을 통과한 뒤 차가운 담수 용기에서 응축되는 원리를 활용한다. 이 방식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역삼투법이나 증발법보다 낮은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탄소 배출량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KIST 연구팀이 완성한 이번 기술은 막증류법에 태양열을 접목시켜 에너지 사용량을 30% 줄이는 동시에 담수 생산량은 9.6%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실험실 환경에서의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을 위해서는 보다 심화된 실증과 기술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증 무대로 선택된 강릉원주대학교 해양과학교육원은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바닷물을 담수화 장치로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실증 작업이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담수화 장비는 이달 내 강릉으로 이송되어 설치되며, 실제 실증 작업은 다음 달부터 11월 말까지 약 2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 실증 작업을 통해 KIST는 다양한 운영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며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 방향과 개선점들을 찾아낼 계획이다. 특히 올해 강릉이 경험한 극심한 가뭄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담수화 기술은 지역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심각한 가뭄 상황에서 과학기술이 국민들에게 희망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실증을 바탕으로 가뭄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더욱 효율적이고 발전된 연구 결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록 KIST 원장은 "국가 차원의 위기 상황에서 과학기술 기반의 해법이 핵심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뭄 문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등 사회적 이슈 해결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혁신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