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감속재 정화설비에서 방사성 물질인 중수가 유출되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19일 새벽 4시 30분께 발생한 이번 사고로 원자력 당국이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유출 사실을 파악한 즉시 오전 5시 16분 원안위 월성원전지역사무소에 신고했다. 지역사무소 직원들은 34분 만인 5시 50분 사고 현장에 출동해 긴급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감속재 정화설비는 원자로에서 감속재로 활용되는 중수의 순도를 높이고 각종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핵심 장치다.
한수원 측은 중수 유출을 감지한 직후 해당 펌프 운전을 중단시켜 추가 유출을 막는 긴급조치를 실시했다고 보고했다.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원자로 보조건물의 필터룸과 내부 저장탱크에 완전히 포집되어 시설 외부로의 확산은 차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정오까지 집계된 유출 규모는 대략 265킬로그램으로 확인됐으나, 한수원은 향후 보다 정밀한 측정을 통해 최종 유출량을 재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월성 2호기는 현재 예정된 정기점검 작업으로 인해 원자로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중수는 일반 물과 화학 구조는 동일하나 수소 대신 무거운 중수소 원자가 포함된 인공 제조 물질로, 중수로형 원전에서 핵분열로 만들어진 빠른 중성자의 속도를 조절하는 감속재 기능을 수행해 방사능을 지니고 있다.
원안위는 원전 인근 지역의 방사선 수치 모니터링 결과 평소와 다른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현재 월성원전지역사무소에서 현장의 안전 상황을 지속 관찰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사고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