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가 롯데이노베이트와 협력하여 22일부터 관광형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한 핵심 관광지역에서 약 3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시범사업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일출봉GO!'로 명명된 이 서비스는 12월 19일까지 성산일출봉에서 시작해 광치기해변과 신양해수욕장, 섭지코지를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순환형태로 운영된다. 전체 운행거리는 왕복 9.3킬로미터에 달하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주요 이동경로를 고려해 설계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에 투입되는 차량이 운전석이 완전히 없는 B형 자율주행 셔틀이라는 것이다. 핸들이나 페달 같은 기존 운전장치 없이 순수하게 자율주행 시스템만으로 움직이는 이 버스는 레벨4 수준의 고도화된 무인운행 기술을 선보인다. 최고 시속 40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는 허가를 받았으며, 이는 국내에서 처음 승인받은 속도 수준이다.
운행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매일 총 6차례 정기 운행된다. 안전관리요원을 제외하고 최대 8명의 승객이 동시 탑승 가능하며, 좌석 예약제로만 이용할 수 있다. 비상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기상여건 변화 시에는 동승하는 안전요원이 수동 조작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간편하다. 각 정류소나 안내물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거나 전용 웹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탑승시간과 승하차 지점을 사전 예약하면 된다. 운행기간 동안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며, 좌석 여유가 있다면 현장에서 즉시 탑승도 가능하다.
19일 광치기해변 공용 주차장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홍보대사 이원종, 현기종 도의원, 정인태 롯데이노베이트 본부장을 비롯해 지역주민과 관련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2020년 시작된 제주 자율주행 프로젝트가 이제 레벨4 기술력을 갖춘 관광특화 서비스로 진화했다"며 "성산지역이 자율주행 관광의 메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제주공항과 제주시, 서귀포를 연결하는 승객 중심의 '탐라자율차' 서비스를 관광 특화형으로 확장한 것이다. 특히 교통 집중과 복잡한 신호체계로 인한 렌터카 의존도를 낮추고 관광지 내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미 강릉 올림픽뮤지엄, 순천만국가정원, 경주 보문단지, 군산 고군산군도 등 전국 주요 관광거점에서 자율주행 셔틀을 운영해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세종시와 충남 내포신도시에서는 도심 대중교통 보완용 무인셔틀도 운행 중이다. 회사 측은 제주 시범운행 결과를 토대로 향후 다른 관광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정기 노선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