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통업계, 중국관광객 유치 총력...백화점·편의점 '맞춤 서비스' 경쟁

2025.09.21
K유통업계, 중국관광객 유치 총력...백화점·편의점 맞춤 서비스 경쟁

정부가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유커'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 달 초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와 맞물려 방한객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침체에 시달린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백화점 3사는 중화권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 12일까지 '신세계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개최하며, 패션·코스메틱·건강식품 등 외국인 선호 카테고리에서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유니온페이 카드 결제 시 다음달 31일까지 카드당 1회 최대 10% 즉석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본점 신관 안내데스크와 고객상담실에는 38개 언어를 지원하는 AI 기반 다국어 통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초 중국 대표 SNS 플랫폼 '샤오홍슈' 공식 계정을 개설해 해외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위챗페이로 당일 800위안 이상 결제 고객에게 40위안 상당의 할인쿠폰을 증정하고, 위챗페이로 빈폴, 구호, 띠어리 등 삼성물산 브랜드 구매 시 5% 즉시 할인을 제공한다. 롯데타운 잠실에서는 26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시계&주얼리 상품군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외국인 고객에게 10% 상당의 롯데상품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투어 서포트' 서비스를 올해 공식 런칭했다. 더현대 서울 1층 투어리스트 데스크에서 무료 캐리어 보관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고, 셀프 투어맵을 비치해 외국인 고객들이 원하는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달부터 12월까지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와 협업해 패션·뷰티·식품 등 인기 브랜드 할인 및 기프트 증정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도 환전부터 AI 통역까지 세심한 서비스로 유커 맞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25는 지난달 말 한글 게임 플레이북 '야호'와 협력해 'K편의점 가이드북'을 제작, 인천공항·명동·성수·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 집중 지역 20여곳에서 무료 배포했다. 15개국 통화의 원화 환전과 4개국 통화로의 원화 환전이 가능한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했으며,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제주도·명동 등 1000여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CU는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에 캐시백 프로모션을 더했다. 현재 전국 600여 매장에서 운영되는 택스 리펀드 서비스는 별도 단말기 없이 POS 스캐너로 여권을 스캔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1만5000원 이상 결제 시 트립패스 1000포인트를 캐시백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3월 명동·홍대·인천공항 등 5개 직영점에서 시작한 AI 통역 서비스는 현재 62개 매장으로 확대됐으며, 중국어를 포함해 38개 언어를 지원한다.

CU의 택스 리펀드 서비스는 방한 외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사용 건수는 전년 대비 16배, 매출액은 9배 증가했으며, 올해 1~8월에도 매출액이 3.8배 늘었다. 건당 결제 금액은 편의점 평균 객단가 7~8000원을 크게 웃도는 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가별 이용 현황을 보면 대만 56.0%, 중국 20.9%, 일본 11.6% 순으로 중화권 고객들의 이용률이 압도적이다. 서울·제주·인천은 물론 최근 관광 명소로 부상한 부산·경주에서도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며 방한 관광객들의 높은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유통업계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지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 방문이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명동이나 강남 등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점포들에 매출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