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18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포괄적 전략을 발표하며 밸류업 선도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핵심은 지난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확보한 자기주식 잔여분을 연내 완전 소각하겠다는 약속 이행이다.
회사는 이미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8만10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했으며, 나머지 물량은 12월 중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전체 물량은 204만30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9.8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자기주식 소각 조치로 주주환원 성과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총주주환원율은 113.1%를 기록했으며, 소각 효과까지 포함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200%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보율 역시 상반기 8597%에서 연말 기준 8000%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당 정책에서도 변화가 예고된다. 정부의 세법 개정 방향에 맞춰 고배당 기업 분리과세 혜택 요건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며, 3월 정관 개정에 따라 연내 이사회에서 선배당 규모를 결정한 후 차기 주총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과거 3년간 평균 주당 1만7500원 수준의 배당을 지급해온 만큼, 올해도 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거버넌스 개선 작업도 동시에 추진된다. 하반기부터 독립적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한 이사회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현재 80%에서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으며, 감사위·보수위·사외이사후보추천위·내부거래위·ESG위 등 5개 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투자자와의 소통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사외이사와 C레벨이 직접 참여한 투자자 미팅이 53건으로 전년 연간 20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연내 거버넌스 NDR 개최 등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투자자 소통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영문 공시 범위와 내용을 확대해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실적 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아연과 연 업황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원재료 수급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조6582억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6.9%로 전년 연간 6% 대비 0.9%포인트 상승했으며, 자원순환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은 29%로 전년 동기 대비 11.8%포인트 확대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영풍과 MBK의 계속된 적대적 인수 시도와 기업가치 훼손 공격에도 불구하고 전 구성원이 하나로 뭉쳐 글로벌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주주가치 향상과 지배구조 개선, 수익성 증대를 통해 밸류업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