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적인 소비자 경제 심리가 대미 통상마찰 우려와 건설업계 침체 영향으로 6개월 만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정부의 연이은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을 기록해 전월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올해 4월부터 지속되어온 5개월간의 상승 흐름이 중단된 것으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CCSI 구성 요소별로 살펴보면, 미래 경기 전망(97포인트)이 3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현재 경기 상황 판단(91포인트)은 2포인트, 생활여건 전망(100포인트)과 소비 지출 계획(110포인트)은 각각 1포인트씩 낮아졌다. 현재 생활상황(96포인트)과 가계소득 전망(102포인트)은 변화가 없었다.
건설업 불황 장기화와 더불어 미국과의 무역갈등 심화 가능성이 수출 여건 악화 우려를 키우면서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건설업 부진 지속과 미국과의 관세 협의 불확실성 등이 경기에 대한 염려를 증대시켜 심리지수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전망 지수는 112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향후 1년간 주택 가격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가 하락을 전망하는 응답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 전망 지수는 6·27 가계대출 규제 조치 이후 7월에 11포인트 급감한 109를 기록했으나, 8월부터 재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특정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집값 오름에 대한 기대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은 측은 현재 수준이 규제 이전인 6월의 120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고, 상승폭도 제한적이어서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예상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유가격 하락과 일부 이동통신사의 요금 인하 조치가 물가 기대심리를 안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 직후인 9일부터 16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2,277가구가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