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2025 회계연도 4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하는 마이크론의 호실적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론은 23일 현지시간 6월부터 8월까지 4분기 매출액이 113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 성장한 수치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111억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3.03달러로 시장 예상치 2.8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영업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영업이익은 39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6.6%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35%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보다 12.5%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8억8700만 달러에서 34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대상 메모리 사업부가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해당 부문 매출은 45억4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3.6% 폭증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 주문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모바일·클라이언트 부문은 37억6000만 달러로 24.5% 증가했고, 자동차·임베디드 부문은 14억3400만 달러로 16.6% 성장했다. 반면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핵심 부문은 15억7700만 달러로 23% 감소세를 보였다.
제품별로는 D램이 성장을 견인했다. D램 매출은 8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도 27% 늘었다. 출하량과 평균 판매가격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HBM 매출은 20억 달러에 달해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간 환산 시 약 80억 달러 규모로, AI GPU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낸드플래시는 22억5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5% 상승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5% 하락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22억-128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 119억4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도 3.60-3.90달러로 시장 예상 3.05달러보다 높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는 "2025 회계연도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며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로 2026년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본사를 둔 유일한 메모리 제조사로서 다가오는 AI 기회를 활용할 독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HBM4 성능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HBM4 처리속도가 엔비디아 요구사항에 미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메흐로트라 CEO는 "2026년 HBM4 전환 예정이며 초당 11기가비트 처리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했다"며 "2026년 상반기 첫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또한 2026년까지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5년 D램과 낸드 수요가 기존 전망을 초과하고 있으나 당사 공급량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0.8% 상승했다. 올해 들어 마이크론 주가는 약 98% 상승해 반도체 업황 호조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