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온다" 180도 바뀐 모건스탠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대폭 상향

2025.09.22
"반도체 슈퍼사이클 온다" 180도 바뀐 모건스탠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대폭 상향

'반도체 겨울론'으로 시장을 얼어붙게 했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불과 5개월 만에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AI 수요 폭발로 인한 메모리 공급 부족을 근거로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현지시간 21일 '메모리 슈퍼사이클-AI 물결이 전체 산업을 끌어올린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평가를 기존 '중립' 수준에서 '매력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모건스탠리가 "올해는 온화한 겨울이 될 것"이라며 과거 비관적 시각을 완전히 뒤집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빙하가 접근한다'며 우려를 표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진단이다. 이 투자은행은 "4월 이후 강력한 인공지능 성장세가 완전히 새로운 기술 순환을 이끌고 있다"면서 "2026년 메모리 시장에서 심각한 수요-공급 불균형이 발생해 가격 급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최우선 추천주'로 분류하며 목표 가격을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주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2026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차세대 HBM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과 서버 D램 수요 개선, 새로운 AI 메모리 시장 기회 등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투자 판단을 '중립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두 단계 상향하고 목표 가격도 26만원에서 41만원으로 58% 대폭 올렸다. "HBM 관련 우려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범용 메모리 시장은 내년 상승 사이클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업계 전반의 변화 동력으로는 클라우드 서버 주문 급증, 엔비디아 신제품 출시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 D램 재고 감소에 따른 추가 발주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전 분야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이클 지표상 2027년경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망 변화는 모건스탠리가 그동안 보여온 행보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작년 9월 '겨울이 다가온다'는 보고서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반토막 낸 바 있고, '반도체 저승사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당시 발표 직후 국내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시장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77% 급등한 8만3500원으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52주 최고가인 8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 계약 발표 이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이미 30% 이상 상승한 상태라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달아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9만6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올렸고, 한화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SK증권 등도 11만원대 목표가를 제시했다.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전날보다 0.68% 오른 3468.65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최고가도 3482.25까지 올라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