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8월 거래 7월 웃돌아...한강벨트 중심 급증세

2025.09.21
서울 아파트 8월 거래 7월 웃돌아...한강벨트 중심 급증세

6·27 금융규제 여파로 위축됐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한 달 만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 중 21곳에서 지난달 매매 실적이 7월을 상회하며 거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부동산 실거래 시스템과 서울시 부동산정보 플랫폼 집계 결과, 지난 20일까지 접수된 서울 아파트 8월 매매 건수는 4천1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전체 실적인 3천945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신고 마감일이 월말까지 10여일 더 남은 점을 감안하면 최종 집계에서는 5천건대 회복이 유력해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6월 1만건을 돌파했으나, 주택담보대출 상한을 6억원으로 제한하고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한 6·27 규제 후 7월 4천건 아래로 급락했었다. 하지만 8월 들어 거래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월간 거래량이 전월 대비 천건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한강변 일대와 대출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강북권의 거래 활성화가 두드러진다. 성동구가 8월 신고분 197건으로 7월(102건) 대비 2배 가까운 93.1% 급증하며 25개 구 중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성북구도 329건으로 67.0% 늘었고, 강동구 65.3%, 중구 48.6%, 마포구 44.2%, 동작구 36.6%, 광진구 24.6% 순으로 한강 주변 지역의 매매 증가가 집중됐다.

반면 6억원 대출 상한의 직격탄을 받은 강남 3구와 양천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4곳은 8월에도 7월 수준을 밑돌고 있다. 강남구는 96건으로 7월(312건) 대비 69.2% 감소했고, 송파구는 134건으로 63.3%, 서초구는 87건으로 55.4%, 양천구는 122건으로 29.9% 각각 줄었다.

강북 한강변 중심의 거래 증가세는 9월에도 지속되는 양상이다. 성동구는 9월 거래 중 이미 104건이 계약돼 7월 전체(102건)를 넘어섰으며, 이는 8월 신고량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작구 역시 9월 신고분 96건이 8월 전체(183건)의 절반을 초과했다.

매매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성동구 아파트값은 전주 0.41% 상승해 이전 주(0.2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8월 셋째 주 0.15%에서 마지막 주 0.19%로 상승세가 가팔라진 후 4주째 연속 상승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마포구는 전주 0.28%, 광진구는 0.26% 올라 각각 이전 주(0.17%, 0.20%)보다 상승 정도가 커졌다.

이같은 현상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우려에 따른 선제적 매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9·7 대책으로 정부의 토허구역 지정 권한이 강화되면서 이 지역도 허가구역 지정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며 "허가구역 지정시 전세끼고 매수가 불가능해지고 2년 의무거주 조건이 붙기 때문에 그 이전에 매입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동구 성수1가와 금호동, 옥수동 일대에서는 매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금고동 신금호파크자이 59.9㎡는 이달 들어 연초 대비 4억원 오른 최고가 18억1천400만원에 성사됐고, 84.9㎡는 이달 1일 처음으로 20억원을 넘는 20억7천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동네 래미안하이리버도 59.9㎡가 역대 최고가인 17억3천만원에 팔리는 등 9월 들어서만 5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전문가들은 한강변 등 선호 지역 중심의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의 9·7 공급대책에 대한 아쉬움과 다음 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주택가격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런 움직임을 서울 전역의 상승장 개막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8, 9월 거래 증가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6월 거래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음 달 추석이 주택가격의 첫 번째 고비, 이후 토허제나 규제지역 확대 여부가 두 번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