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국내 금융업계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임팩트 펀드에 참여해 아프리카 지역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 사업을 지원한다고 24일 발표했다. 해당 펀드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전문기관 아큐먼(Acumen)이 조성한 'Hardest-to-Reach Initiative(H2R)' 펀드로, 총 규모는 2억4650만 달러(약 3300억원)에 달한다.
이번 H2R 펀드는 민간 자본과 공공 부문, 그리고 자선 재원을 통합하여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주요 목적은 기존 금융서비스가 닿지 않았던 에너지 소외 지역의 전력 공급 부족 문제와 에너지 빈곤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 펀드에 우선 출자자로 참여하며, 펀드 조성 완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펀드에는 신한은행 외에도 녹색기후기금(GCF), 국제금융공사(IFC), 영국국제투자공사(BII), 노르딕개발기금(NDF), 소로스경제개발펀드(SEDF) 등 다양한 국제 개발금융 기관들과 민간 투자자, 자선 단체들이 동참했다. 이처럼 다양한 성격의 자본이 결합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된다.
H2R 펀드의 운영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사회적 성과와 연동된 대출을 기반으로 하는 '확장 지원 프로그램'이고, 둘째는 취약한 시장 환경에 진입하는 신규 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씨앗 자본 제공' 서비스다.
이번 투자를 통해 전 세계에서 전력 공급률이 가장 낮은 수준인 아프리카 17개 국가의 주민 약 7000만 명이 새로운 전력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중 약 5000만 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이번 펀드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 실현과 아프리카 지역 사업 영역 확장을 병행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한금융그룹의 탄소중립 추진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해외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런던을 거점으로 하는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허브 전략과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성장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승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은 "접근이 가장 어려운 시장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고 깨끗한 에너지 보급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의미 있다"면서 "이번 참여는 우리 은행의 ESG 경영 실천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아프리카 대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