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서 개최된 '202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전국 중소기업 대표들이 미국 진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포럼 첫날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장이 건배사에서 '미국으로, 미국으로, 미국으로'를 외치며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은 현지 생산을 통한 관세 회피에 대한 업계의 절실함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기업들이 직면한 해외진출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 미국진출 전략세미나'를 개최하여 금융·보험·법무·행정 등 핵심 분야의 실무 정보를 제공하고 구체적인 지원책을 논의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각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현지 전문가들이 직접 참석하여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한미은행의 바니 리 은행장은 미국 투자 및 금융 환경에 대해 설명하며 한인금융 네트워크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세계 5위 보험중개업체인 허브인터내셔널의 박기홍 회장은 미국 내 인사관리 리스크와 배상책임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LBBS 로펌의 스콧 리 파트너변호사는 현지 법제도 준수사항에 대해 상세히 안내했다.
실제 미국에 진출한 한호산업의 강동한 대표는 현지 금융거래 절차의 복잡함과 주별로 상이한 세무 및 노동 관련 법규로 인한 높은 비용 부담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인 한울생약의 한종우 대표 역시 환경 및 소비자보호 규제 강화에 따른 위험관리와 양국 보험제도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스콧 리 변호사는 "파견직원의 체류목적과 담당업무에 부합하는 비자를 철저히 검토하여 신청해야 하며, 출입국관리법과 비자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 및 소비자 관련 소송 급증에 대비해 "광고 및 제품표시 문구는 반드시 과학적 검증결과와 입증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홍 회장은 "미국 진출업체는 직원 상해보험, 제조물책임보험, 사용자 책임보험 가입이 필수"라며 "미가입시 거액의 손해배상금이나 벌금, 심지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기문 회장은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사태와 미국 비자수수료 급등 등을 언급하며 "미국 진출시에는 현지 법률과 규제사항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금융·보험·법무·행정 영역에서는 한국 기업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전문역량을 갖춘 현지 한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