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40년을 맞은 중추신경계 전문 제약기업 명인제약이 코스피 시장 진입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행명 대표이사는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투자설명회에서 "일부에서 바라보는 가업 계승과 연관된 관점은 사실과 다르며, 순수하게 성장과 신뢰를 목적으로 한 공개"라고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주주 지분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서 단순한 계승만을 고려했다면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상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이나 신약 공동개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때마다 비상장 기업이라는 제약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토로했다. 또한 "우수 인재 채용 과정에서도 비상장 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인재 영입이 점차 힘들어져 공개의 절실함을 느껴왔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영 체제 개편 계획도 명확히 제시했다. 이 대표는 "유능한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신념"이라며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여 3-4년 내에 전문경영인 중심의 체제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인제약은 이미 2022년 관련 정관을 수정한 바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공개기업으로서 회사의 성과를 주주들과 함께 나누겠다"며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통한 주주환원 방침을 천명했다. 지경숙 재경부 이사는 "현재 회사의 배당성향은 20% 정도"라며 "제약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30%를 넘어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주주 일가의 보호예수 만료 후 매물 출회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창업주이기 때문에 6개월 후 전량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투자자가 아닌 창업자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1985년 창립된 명인제약은 국내 대표적인 중추신경계 전문 제약회사로 '이가탄F', '메이킨Q' 등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하다. 하지만 해당 제품들의 매출 비중은 작년 연결기준 15%에 그치며, 오히려 중추신경계 전문의약품 관련 매출이 전체의 76.4%를 점유한다.
현재 200여 종의 중추신경계 치료약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31종은 독점 의약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광범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2023-2024년 연속으로 중추신경계 치료제 분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파킨슨 치료약, 불안·수면장애 치료약, 우울증 치료약,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약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의약품을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 증가와 저명인사들의 공개 사례 확산으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신·행동장애 진료 인원이 늘어나고 관련 의약품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펠렛 전용 생산시설을 신설하고, 글로벌 권역별 현지 파트너 발굴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신설 공장은 내년 시험 운영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거쳐 내후년부터 최소 연간 2억5천만 캡슐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명인제약은 총 340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는 4만5천-5만8천원으로 총공모금액은 1천530억-1천972억원 규모다. 수요예측은 이날까지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18-19일 양일간 실시된다. KB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