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9000억원 대규모 증자 실시…재무 안정화 추진

2025.09.23
한온시스템, 9000억원 대규모 증자 실시…재무 안정화 추진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인 글로벌 열 관리 솔루션 전문기업 한온시스템이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약 9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조달을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은 주로 채무 정리와 사업 운영의 효율성 증대, 그리고 기업 체질 혁신에 집중 활용될 예정이다.

이차례 자금조달은 기명식 보통주 3억4750만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는 현재 발행 주식의 51.20%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행 절차는 주주 우선 배정 이후 잔여분을 공개모집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신규 발행 주식 중 20%는 직원지주조합이 우선 확보하게 되고, 나머지 물량은 11월 14일 기준 기존 주주들에게 동일한 비율로 분배된다. 이후 미청약분과 단수 물량은 공개모집 형태로 처리될 계획이다.

주식 발행 예정가는 주당 259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이사회 의결 직전 거래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과 일주일간 거래량 가중 평균가격 및 기준일 마감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산출된 것이다. 회사 측은 기업 가치 향상과 기존 주주 이익 보호 차원에서 기준 가격 대비 1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확정된 발행가는 공개모집 청약 개시 직전인 12월 16일 공시될 예정이다.

확보된 자금 중 8000억원은 우선적으로 채무 변제에 투입된다. 한온시스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56%로 주요 금융기관과의 약정 기준치인 225%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순차입금 대비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 배수도 5.32배로 약정 한도인 4배를 초과한 상태여서 이번 자금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였다.

추가적으로 확보된 자금은 운영비용 512억원과 설비 유지·보수 및 신규 생산시설 구축비 488억원 등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시켜 재무 체질을 강화하고, 새로운 생산설비 투자로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편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주주 우선배정 방식으로 이번 증자에 동참할 예정이다. 발행가격과 최대 배정 주식수를 고려할 때 두 회사의 총 출자 규모는 약 34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증자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지분비율은 기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일 한온시스템 대표이사 부회장은 "향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무구조의 안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꾸준한 기술 혁신과 사업 경쟁력 제고를 바탕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1986년 설립된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자동차 열 에너지 관리 솔루션 선도기업으로, 지난해 9월에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6000억원의 자금조달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증자 물량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전량 인수했으며, 한온시스템은 올해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