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현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개채용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을 구금한 사건 이후 첫 번째 현지인 모집 행사로, 단속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HMGMA는 30일 조지아주 서배너 공과대학 캠퍼스에서 채용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현지방송 WTCO가 보도했다. 회사 측은 "여러 부문에서 다양한 직무를 충원하며 현장에서 면접과 동시에 즉석 채용을 진행한다"면서 "지원 자격에 제한은 없으나 특히 군인 및 재향군인 출신을 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 확대는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27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2028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계획과도 연결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는 지난 18일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단순한 규모 확장을 넘어 3천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직원들도 회사의 고용 창출 성과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HMGMA 직원인 브렌트 스터브는 최근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 기고문에서 "지난 2년간 현지인 2800명을 기술직과 생산직으로 채용해 충분한 급여와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했다"며 "관리진의 96%가 조지아 출신이고 직원 대부분이 인근 지역 주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용접부서에서 두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직원, 이발사에서 자동차 도장 팀장으로 전직한 부부 등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조지아 현지에서 근무하는 수천명의 실제 경험담을 들어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ICE 단속에 대해서는 "해외 전문 인력들은 설비 설치와 직원 훈련을 지원하는 합법적 근로자들로, 현지 직원들과 협력하며 일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조지아주 관계자들은 단속 초기 '정당한 조치'라던 입장에서 점차 우려를 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번 문제는 현대차만의 이슈가 아니며 전국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겪는 공통된 어려움"이라며 "미국의 비자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립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도 "한국인 직원들만이 현지 근로자들에게 장비 운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들이 돌아오는 것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이번 단속으로 인해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으며,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관세 부과가 즉각적인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용 상승분은 매출 증대로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