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0세대 미혼남녀들 사이에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자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최근 1년여 동안 상당한 폭으로 증가해 60%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 사회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제4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미혼 남녀의 비율이 지난해 3월 55.9%에서 올해 8월 62.6%로 6.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25~49세 성인남녀 2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지난해 3월부터 동일한 질문 항목으로 총 4회에 걸쳐 진행된 추적 조사다.
실질적인 결혼 계획을 가진 미혼 응답자들도 같은 기간 61.0%에서 64.5%로 늘어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72.0%에서 72.9%로 소폭 증가했으나, 여성은 48.2%에서 54.4%로 상당한 상승폭을 보였다. 다만 결혼 계획은 있으면서도 아직 혼인하지 않은 주된 원인으로는 네 차례 조사 모두에서 '결혼 비용 부족'이 일관되게 1순위로 지목됐다.
자녀에 대한 인식 변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아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미혼 응답자의 비율이 작년 3월 50.0%에서 올해 8월 61.2%로 11.2%포인트나 급증했다. 연령대별로는 25~29세 남성이 66.2%에서 77.3%로, 같은 연령대 여성은 34.4%에서 52.0%로 각각 상승해 젊은층의 의식 변화가 특히 뚜렷함을 보여줬다.
출산 의사 역시 확대되는 추세를 나타냈다. 현재 무자녀인 응답자들의 출산 계획은 작년 3월 32.6%에서 올해 8월 40.2%로 증가했다. 이 중 미혼자들의 출산 의향은 29.5%에서 39.5%로 10%포인트 늘었으며, 이미 자녀를 둔 응답자들도 10.0%에서 11.4%로 상승했다. 특히 자녀를 둔 20대 여성의 경우 출산 계획이 20.2%에서 40.0%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1.8명으로 1차 조사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출산을 고려하게 되는 조건으로는 '소득 증가'(34.6%)가 가장 많이 언급됐고, '육아휴직 자유 사용'(22.1%)이 그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육아휴직 자유 사용'(26%)을, 여성은 '배우자의 육아 참여'(21.2%)를 두 번째 조건으로 꼽아 차이를 보였다.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본인의 일·가정 양립이 원활하다고 답한 비율이 올해 3월 60.4%에서 8월 62.3%로, 배우자의 일·가정 양립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70.0%에서 70.5%로 각각 상승했다. 맞벌이 가정이 필요로 하는 지원으로는 '육아지원제도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저출생 대응책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구분 없는 균등 지원'(29.8%)이 가장 많았으며, '무자녀 기혼가정'(26%), '미혼 청년층'(24.3%) 순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정책 분야로는 '결혼·출산·양육'(88.2%), '일·가정 양립'(86.7%), '주거'(85.7%) 등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이번 인식조사 결과와 13개월 연속 출생아 증가세는 우리 사회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긍정적 전환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고무적 신호"라며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구조적 반등으로 정착시키려면 일·가정 양립, 양육부담 완화, 결혼·주거 지원 등 핵심 3대 분야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