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샤넬가방 받지 않았다"…첫 재판서 모든 혐의 부인

2025.09.24
김건희 "샤넬가방 받지 않았다"…첫 재판서 모든 혐의 부인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첫 공판에서 특검이 제기한 모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24일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서 진행된 첫 재판에서 김 여사 변호인측은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작 의혹에 대해 "과거 두 차례에 걸쳐 검찰이 '혐의없음' 판단을 내린 사안"이라며 "10년이라는 긴 기간 중 특별한 시기만을 골라내어 조작행위라 주장하는 것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반박했다. 범죄 공모나 사전 인지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명태균 관련 여론조사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명씨의 개인적 동기로 실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수차례 전해받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변호인측은 "피고인이 명씨와 별도 계약을 맺거나 지시를 내린 바가 전혀 없었다"며 "훨씬 공신력을 갖춘 조사들이 이미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명씨를 경유한 추가 조사를 실시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영호와 건진법사를 매개로 한 청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샤넬백을 수령한 사실도 없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변호인측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영호가 건진법사에게 배달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이번 사건의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측은 특검의 수사 진행 방식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검수절차 지연으로 인해 시세조작 사건 외 다른 사건들의 기록 열람등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공소장 변경도 요구했다. 특검측은 "29일까지는 모든 사건기록의 열람등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재판부는 신속한 심리 진행 의지를 명확히 했다. 우인성 재판장은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작 사건부터 심리하기로 결정하고, 특검측이 신청한 1차 조작 주범 등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향후 증인신문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재판은 오후 2시 10분 시작되어 약 40분 만에 마무리됐다. 김 여사는 구치소 제공 검정 정장에 수용번호 '4398'이 표기된 흰색 명찰을 착용한 채 법정에 출석했다. 인정신문에서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간단히 답변했으며, 국민참여재판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0월 15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주 2회씩 공판을 열어 12월까지 모든 증거조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특검이 신청한 27명의 증인에 대해서는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분리해서 진행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