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이재명表 극저신용대출은 금융단비…2.0으로 발전시킬 것"

2025.09.22
김동연 "이재명表 극저신용대출은 금융단비…2.0으로 발전시킬 것"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도지사 재임 시절 추진했던 '극저신용대출' 정책을 높게 평가하며 이를 더욱 발전시킨 '2.0 버전'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지사는 22일 중국 출장을 앞두고 도청 집무실에서 극저신용대출 활용자 3명과의 긴급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최근 극저신용대출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고 일각에서는 이 정책을 비하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곤경에 처한 분들에게 공공부문이 제공할 수 있는 최후의 방책이자 마지막으로 내미는 도움의 손길과 같은 기능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공개된 사례들은 극저신용대출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66세 김광춘씨는 중·초등학생 손주 둘을 홀로 돌보는 조손가구 가장이다. 코로나19 시기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다리까지 불편해져 수입원이 끊어졌다. 천 원조차 마련하기 어려워 손주들 간식비도 감당하지 못하던 그에게 50만원의 극저신용대출은 단순한 생활자금을 넘어 '생존자금'이었다.

대출 신청 후 경기도의 사후관리 과정에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임을 알게 됐고, 결국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손주들도 지역아동센터의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그는 지난 9월 18일 5회 분할납부로 대출금을 완전히 상환했다. 김씨는 "혼자서 어린아이들을 기르는데 마트에서 무언가 사달라고 해도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었다"며 "체면이고 뭐고 가릴 것 없이 도청에 극저신용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느냐고 문의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그 돈으로 절약해가며 두 달간 버텼다"고 회상했다.

51세 A씨는 월 50만원의 보안업체 아르바이트 수입으로 생활하던 1인가구였다. 월세 20만원을 제외하면 한 달 생활비는 30만원에 불과했고, 5000만원 이상의 부채로 개인워크아웃을 진행 중이었다. 2020년 6월 받은 200만원의 극저신용대출은 그에게 생활비, 주거비, 의료비로 활용됐다. 경기도 버스기사 양성과정과 연계되면서 안정된 일자리를 얻게 된 그는 만기 1년 전인 작년 6월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48세 B씨 역시 코로나 시기 실직 상태에서 15곳에 5천만원의 다중채무를 안고 있었다. 50만원의 극저신용대출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마을버스 운전직에 취업하면서 대출금을 완납할 수 있었다.

민선 7기에서 기획·실행된 극저신용대출 정책을 승계한 민선 8기는 체계적인 사후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출원금을 모두 상환한 완납자 비율은 24.5%에 달한다. 다만 이는 전체 이용자 중 24.5%만이 상환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당수가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대출 제공과 함께 세심한 상담을 진행해 상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만기 연장이나 분할상환 등의 재계약(35.3%)을 체결하고 있다. 연체율은 38.3% 수준이나 지속적인 연락과 상담을 통해 4월 대비 12.8% 감소하는 등 개선되고 있다.

경기도는 일부 매체에서 연체율을 74%로 보도한 것은 명백한 잘못된 정보라고 반박했다. 해당 수치는 대출 연장 등의 재계약(35.3%)과 연체자(38.3%)를 합산한 것으로, 대출 '연장'과 '연체'는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극저신용대출 사업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뛰어넘는다. 자금 지원과 더불어 부채 관리, 상담, 사회복귀 지원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금융 지원에 '사회적 재생 프로그램'을 결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가 안착하면 불법 사금융 피해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지사가 '극저신용대출 2.0'을 공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위기의 순간에 누군가가 조금만 도움을 준다면 좋은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며 "극한의 상황에서 비록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에게는 정말 메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 같고, 나아가 자신을 배려하는 제도가 존재하는 나라에 거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극저신용대출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극저신용대출 2.0을 통해 다시 한 번 훌륭한 기회를 조성해보도록 노력하겠다"며 "민선 7기 시절 내렸던 '금융 단비'를 민선 8기에서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