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민주당, 사법부 삼키려 어두운 속내 드러내"…강경발언 배경은

2025.09.24
박형준 부산시장 "민주당, 사법부 삼키려 어두운 속내 드러내"…강경발언 배경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3선 출마를 선언한 박 시장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장문 글을 게재했다.

박 시장은 "현 정권을 보면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저작 '민주주의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현실에서 실증하려 혈안이 된 것 같다"며 "87년 체제가 40년에 근접한 시점에서 우리는 성숙한 민주정치로 향하는 상승로가 아니라 저급한 민주주의로 향하는 하강로에 발을 담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급한 민주정치란 권세를 움켜쥔 이들이 다수라는 명분으로 멋대로 행동하는 체제"라며 "이런 저급한 민주주의가 권위주의적 민주주의, 선동적 민주주의, 위선적 민주주의 등 허위 민주주의를 업고서 우리나라 자유민주체제의 기반을 동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세종대왕이 법률을 왕권 확장의 지배도구가 아닌 백성 권익 보호의 규범 기초로 활용했다는 언급은 법치를 법적 지배로 전환하려는 집권층에 대한 간접적 경고"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을 직접 겨냥해서는 "사법부를 집어삼키려고 음흉한 본색을 보이고 있다"며 "최고법원장에 대해 존재하지 않는 내용을 날조하여 하야를 강요하다가 허위사실이 밝혀지자 당사자가 직접 수사를 받아 혐의를 해명하라는 아이들조차 부끄러워할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그는 "투표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고 해서 임의로 처리해도 괜찮다는 다수의 횡포가 바람직한 민주정치가 될 수는 없다"며 "자제와 포용, 견제와 균형 원칙을 상실한다면 그것은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여권 공세는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정부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철회와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계획을 "대통령의 분명한 공약 위반이자 부산시민의 염원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18일 CBS 라디오 출연에서는 "여권이 사법부를 지배권 내에 두려는 정치공작적 접근을 한다면 큰 화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계에서는 박 시장의 이같은 강경 모드 전환이 내년 지방선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대통령 탄핵, 정권 이양, 3대 특검 수사, 해수부 이전 등 일련의 정치적 격변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 지역 여론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