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의 제왕' 신승훈(59)이 10년 만의 정규앨범으로 가요계에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데뷔 35주년을 기념하여 선보인 정규 12집 '신시얼리 멜로디즈'는 그의 음악 철학과 인생 성찰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다.

22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신승훈은 "생의 계절로 치면 가을을 지나선 시점에서 제 진솔한 이야기를 음악에 담고자 했다"며 "지난날의 화려함에 기대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신승훈을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3년여에 걸친 작업 기간 동안 전곡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직접 맡은 그는 "제주도에서의 한 달 생활 중 8곡을, 나머지는 가평과 양평, 홍천에서의 송캠프를 통해 완성했다"고 창작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이 온전한 앨범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각 곡마다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앨범 제목에 담긴 '진심어린 선율'이라는 의미처럼, 11곡 모두 신곡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사랑과 이별을 넘어 우정, 가족, 삶의 희로애락까지 폭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다룬다. 더블 타이틀곡 '너라는 중력'과 '트룰리'를 중심으로, 30여 년간 함께해온 팬들을 위한 헌정곡 '쉬 워즈'와 정통 발라드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별을 배운다' 등이 수록됐다.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1700만장이 넘는 누적 판매량과 7연속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세운 신승훈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발라드 고유의 정서가 지닌 힘을 믿는다"며 "K팝의 성공 옆에서 발라드라는 장르가 꿋꿋이 자리를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퇴에 대한 질문에는 "녹이 슬어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마모되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며 "학이 우아하게 착지하듯 품격 있는 하강을 꿈꾸고 있다"고 답했다.

새 앨범 공개와 함께 11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35주년 기념 단독공연 '더 신승훈 쇼-신시얼리 35'가 개최된다. 이어 부산과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로 투어가 확산될 예정이다. 신승훈은 "지금까지의 콘서트 역사를 집대성한 무대로 관객들을 맞이하겠다"며 "음악을 통한 위안과 감동을 전하는 가수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