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악관현악단 한자리, 제3회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10월 개막

2025.09.24
전국 국악관현악단 한자리, 제3회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10월 개막

올해로 한국 첫 공공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단 60돌을 맞아, 전국 국공립 국악관현악단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회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가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출범은 국악기만으로 구성된 최초의 관현악단 탄생과 동시에 국악관현악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시작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1960년대 국악 현대화 논의 속에서 등장한 국악관현악은 서양음악 기법을 접목해 창작하고 연주하는 '신국악' 흐름과 궤를 같이했다. 1964년 국악예술학교 부설 국악관현악단 설립이 그 출발점이었으나, 전체 레퍼토리 12곡 중 관현악곡이 단 2곡에 그치는 등 미완성 상태였다. 재정난까지 겹치자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1965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으로 전환됐다.

박정희 정부의 신국악 적극 지원 정책은 전두환 정권까지 이어지며 1980~1990년대 대전시립연정국악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KBS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이 차례로 창단됐다. 현재는 전국 30여 개 국공립 국악관현악단이 활동 중이다.

하지만 제도적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관심은 여전히 저조했다. 지속적인 악기 개량과 부분적 서양악기 도입에도 음량 불일치와 음향 불균형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국악과 양악 작곡가들에게 신작을 지속 위촉하지만 국악계 내부에만 머무르는 한계도 있어, 국악관현악은 오랫동안 국악계 중심이면서도 애매한 위치로 여겨져 왔다.

세종문화회관은 국악관현악단 탄생 60주년을 2년 앞둔 2023년 국악관현악 부흥을 목표로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를 시작했다. 1회 축제에 8개 단체가 참여해 무료 공연임에도 티켓 오픈 20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10개 단체가 참가한 2회 축제는 유료 전환 후에도 거의 전석 매진에 가까운 성과를 올렸다. 지난 2년간 축제는 국악 기반 창작음악, 현대음악, 크로스오버, 세계음악과의 협업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확장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3회 축제에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KBS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주시립국악단,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청주시립국악단,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대구시립국악단,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등 10개 단체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한편 충북 지역에서는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가 지난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영동군 레인보우 힐링 관광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렁주렁스튜디오는 이번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AI·AR 콘텐츠 '코리의 숲 X 영동 국악의 숲'을 공개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와 국악 아이템 수집을 통한 국악 음악 체험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이다.

24일부터 25일까지는 충북도내 초중고 11개교 학생 370여 명이 'K-문화마당' 국악 공연장에서 취타, 사물놀이, 가야금 합주, 국악관현악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이는 엑스포와 충북교육청의 핵심 정책인 '나도 예술가! K-문화마당'을 연계한 행사로, 지역 학교예술교육축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국립국악관현악단도 10월 25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1970~1980년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국악가요'를 무대에 올린다. 전통 장단과 가락에 대중가요 감성을 결합한 민요풍 창작가요인 국악가요를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공연이다. '꽃분네야'를 편곡한 '찬란함 속으로'를 비롯해 '어디로 갈거나', '산도깨비', '독도아리랑' 등 총 12곡이 무대에 오른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K-컬처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보며 우리야말로 전통에 너무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며 "수백 년 역사의 클래식 음악과 달리 국악관현악은 아직 6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과 대중 친화적 접근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