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말까지 전국 각지에 최대 100mm 이상의 강한 가을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24일 새벽 필리핀 해상에서 제20호 태풍 '부알로이'가 새롭게 생성되면서 현재 서태평양 일대에 무려 3개의 태풍이 동시에 활동하고 있으나, 모두 한반도와는 거리가 멀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상당국이 밝혔다.
현재 제주도와 서해 5도 지역에는 시간당 10mm 정도의 강수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남과 전남 남해안 일대에도 시간당 5mm 수준의 비가 내리는 중이다. 서해상에 위치한 비구름대는 점차 동진하여 인천과 경기 북부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아침 시간대 인천 백령도에는 누적 강수량 47.6mm를 기록하는 등 강수 영역이 전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5일 새벽 시간대부터 충청남도와 전라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폭우가 예상된다. 저기압 통과 후 형성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각지에 강한 강수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25일까지 서울·인천·경기권에는 30~80mm의 비가 내리되, 경기 북부지역은 100mm를 넘는 강수량을 보일 전망이다. 충남 서해안과 전남 북서부에도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되는 등 전 지역이 강수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수는 돌풍과 천둥·번개 현상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일 저녁 경기 북부와 25일 새벽 충남 서해안, 전남 일대에 시간당 50mm의 강력한 비가 집중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한편 24일 새벽 3시경 팔라우 북서쪽 약 270km 해상에서 발생한 제20호 태풍 '부알로이'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 방향으로 서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 태풍의 강도가 '1등급' 수준으로 그리 강하지 않으며, 북서쪽 경로를 따라 베트남 쪽으로 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활동 중인 다른 태풍들의 경우, 제18호 태풍 '라가사'는 중국 남동부 해상에서 매우 강한 위력을 유지한 채 서쪽으로 이동해 25일경 베트남에 근접할 예정이다. 제19호 태풍 '너구리'는 일본 동쪽 먼바다에서 북동 방향으로 진행하며 세력이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전문가들은 북쪽에서 남하하는 차가운 공기덩어리가 태풍들의 북상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남쪽의 수증기가 충돌하면서 한반도에 시끌벅적한 가을 강수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서태평양에서 생성된 태풍 20개 중 우리나라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 사례는 현재까지 전무한 상태다. 2016년 이후 9년 만에 태풍 무영향 여름철을 기록하고 있으며, 만약 가을철까지도 영향 태풍이 없다면 1951년 이후 1988년,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매우 이례적인 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