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보조금 적용시 4천만원대…가족형 전기 SUV의 새로운 선택지

2025.09.24
기아 EV5, 보조금 적용시 4천만원대…가족형 전기 SUV의 새로운 선택지

기아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준중형 SUV 세그먼트를 겨냥한 전략 모델 EV5를 선보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된 다섯 번째 모델인 EV5는 스포티지와 유사한 체급으로 전장 4,610㎜, 전폭 1,875㎜, 전고 1,675㎜, 축간거리 2,750㎜의 치수를 자랑한다. 중국 출시 이후 국내 맞춤형으로 재탄생한 이 모델은 패밀리 전기차로서의 면모를 극대화했다.

외관 디자인은 전형적인 전기차보다 정통 SUV의 강인함을 강조했다. 각진 차체 라인과 박스형 비율을 통해 묵직한 안정감을 연출하며, 기아 특유의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미래지향적 감각을 더했다. 넓은 보닛과 볼륨감 있는 범퍼는 마치 히어로 영화 속 아이언맨 마스크를 연상케 하며 든든함을 전달한다.

실내 공간은 패밀리카로서의 장점이 돋보인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5인치 공조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평한 바닥 구조 덕분에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며, 성인 5명이 탑승해도 여유롭다. 앞좌석 등받이의 시트백 테이블과 슬라이딩 방식의 확장형 센터콘솔은 가족 단위 이용 시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트렁크 용량은 SAE 기준 965L, VDA 기준 566L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완전 평탄화가 가능해 캠핑이나 차박 등 다양한 레저 활동에 최적화됐다. 44.4L 크기의 프렁크까지 더해져 짐을 효율적으로 분산 적재할 수 있다.

주행 성능 면에서는 CATL의 81.4kWh NCM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295Nm를 발휘한다. 1회 충전으로 460km 주행이 가능하며, 시승에서는 공인 전비 5.0km/kWh를 상회하는 5.7~6.7km/kWh의 우수한 효율을 기록했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 멀티링크 조합의 서스펜션은 안정적인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을 균형 있게 구현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안전성 강화를 위한 첨단 기술 적용이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된 가속 제한 보조 시스템은 시속 80km 미만에서 가속 페달을 과도하게 밟을 경우 경고 후 속도를 제한한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도 기본 적용되어 정차 상황에서의 급발진을 방지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펫 모드는 실내 온도 유지와 버튼 오작동 차단 기능을 제공해 1천만 반려인 시대에 걸맞은 배려를 보여준다.

인포테인먼트 측면에서는 월트디즈니컴퍼니와의 협업으로 마블, 픽사 등 다양한 캐릭터 테마를 적용했다. '헤이 기아' 음성인식 기능은 생성형 AI를 통해 운전 중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며, 차량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기능은 가상 엔진음과 변속음으로 전기차임에도 주행의 재미를 더한다.

가격은 롱레인지 기준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 라인 5,340만원으로 책정됐다. 각종 보조금을 적용하면 4천만원 초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중국 출시가 대비 높은 가격이지만, 국내형은 유럽 NCAP 5스타 등급을 목표로 한 안전 설계 강화와 풍부한 편의사양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고속 주행 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다소 침투하며, 차체가 예상보다 높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전성과 실용성, 편의성을 고루 갖춘 합리적인 패밀리 전기 SUV로 평가받고 있어, 전기차 전환을 고민하는 가족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