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다음달 21일부터 미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을 전면 조정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디즈니플러스 광고 포함 요금제는 기존 대비 2달러 오른 월 11.99달러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3달러 인상된 월 18.99달러로 책정된다.
훌루와 ESPN을 포함한 번들 상품도 동반 인상된다. 디즈니+와 훌루 결합 서비스는 월 2달러, 세 플랫폼을 모두 포함한 패키지는 월 3달러 오르게 된다. 연간 프리미엄 구독의 경우 30달러 증가한 189.99달러로 조정된다.
이는 2019년 서비스 런칭 이후 4년 연속 가격 조정으로, 당초 6.99달러였던 월 요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정례적인 요금 체계 개편"이라며 스트리밍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요금 인상 계획을 예고하며 향후 가입자 수의 소폭 증가를 전망했다. 실제로 스트리밍 사업부는 작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손실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요금 인상 시점을 둘러싸고 업계 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보수 인사 찰리 커크 관련 사건을 다룬 지미 키멀의 발언이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디즈니가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이 키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ABC 방송국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자, 디즈니는 그의 토크쇼를 무기한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하워드 스턴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디즈니+ 해지를 선언하며 대규모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됐다.
여론 악화를 우려한 디즈니는 결국 키멀 쇼의 방영 재개를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친트럼프 진영의 강력한 항의에 직면했다. 넥스타와 싱클레어 등 주요 지역 방송 네트워크들은 키멀의 사과를 요구하며 토크쇼 송출을 자체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들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양측 진영의 구독 취소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디어 업계의 깊은 분열이 드러나는 가운데 단행된 이번 가격 인상이 디즈니의 스트리밍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OTT 시장 전반에서 요금 인상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1월 주요 요금제를 조정했으며, 애플TV+도 지난 8월 구독료를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