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맞아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고위험군에게 특별한 경계를 요청했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올해 26주차부터 11주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국 221개 병원급 의료기관 표본 조사 결과, 37주차(9월 7~13일)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460명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이 중 65세 이상 노령층이 전체의 60.9%인 3509명을 차지해 압도적인 비율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50~64세 연령층은 17.7%(1019명), 19~49세는 10.4%(597명)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63명에 불과했던 병원급 입원 환자는 7월 넷째 주 139명으로 급증한 뒤 8월 들어서는 220명, 272명, 302명, 367명, 399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의원급 호흡기 환자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비율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37.7%로 크게 뛰어올랐다.
방역 관계자들은 최근 입원 환자 발생 양상을 토대로 이번 달까지는 유행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철 휴가철과 각종 행사로 인한 인적 접촉 증가, 무더위로 인한 실내 환기 감소 등이 확산세 지속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료진들은 코로나19를 '종료된 질병'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는 "코로나는 계절별 파동이 이미 정착화된 상태"라며 "겨울철 대형 파동, 여름철 소형 파동이 반복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의 감염 위험이다. 방역당국은 이들 고위험군의 경우 가급적 실내 행사 참여를 피하고, 감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증상은 기침, 콧물, 코막힘, 근육통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이동과 모임이 집중되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감염 위험이 한층 높아지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이 확인될 경우 주요 증상이 개선될 때까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변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예방접종 측면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 면역저하자 및 감염 취약시설 입원·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0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접종 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로, 75세 이상은 10월 15일, 70~74세는 20일, 65~69세는 22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인플루엔자 백신과의 동시 접종도 실시된다.
그러나 실제 접종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올해 4월 기준 고위험군의 접종률은 47.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인층에서는 접종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고, 암 환자나 면역저하자 사이에서는 백신 관련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며 접종을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다.
치료제 공급 역시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치료제로는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베클루리 등이 있지만, 각각 제약 사항을 안고 있다. 지난해 8월 환자 급증 시기에는 치료제 사용량이 한 달 새 48배 증가하며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모더나코리아는 국민 DJ 배철수와 함께 65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건강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캠페인은 10월 15일 시작되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과 연계하여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이동량과 모임 증가로 코로나19 확산세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증상 발생 시 즉시 진료를 받고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